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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와 바캉스의 계절 여름! 7월이면 후덥지근한 날씨와 함께 바캉스 시즌이 시작되는데요. 글로벌 결제 기술 업체 ‘비자(Visa)’가 지난달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 소비자들의 해외여행 인식과 태도 변화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2%는 이번 년도 해외여행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이렇게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하늘길의 상황은 어떨까요?

코로나 끝, 해외여행 시작!

국토교통부 항공 정보포털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선·국제선의 여객 수는 무려 460만 1,758명이었습니다. 특히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면서 국내선 여객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국제선은 36% 증가했고, 작년 6월과 비교하면 국제선 여객은 420% 증가했죠.[i] 해외로 나가는 하늘길이 뚫리자 그동안 막혀 있던 해외여행 수요도 폭발한 것입니다.

2년여 만에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여행업계, 면세점, 리조트 업계는 때아닌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는데요.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고 있던 여행사, 항공사들은 그간 휴직했던 직원들을 다시 복직시키고 공개채용도 준비하면서 적극적인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비행기 표 가격, 이게 맞아? 

하지만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항공 운임이 급등하는 문제가 발생해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3~4월에 예약할 때는 9월 출발 왕복 기준 130~150만 원 선이었던 인천-하와이 노선은 5월에 예약할 때는 무려 170만~190만 수준으로 껑충 뛰었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7월 말 기준 미주·유럽 직항 항공권 가격은 왕복 270만~450만 원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약 두 배 상승했습니다.

그렇다면 항공권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봄부터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점차 완화되었는데요. 이에 항공사들은 해외여행객 증가에 대비하며 노선 증편을 계속해왔지만, 수요가 폭발하며 ‘정가’에 비행기 표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 비행기 표가 저렴할 수 있었던 건 운임 할인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미 상영이 끝난 영화표를 팔 수 없듯이, 비행기 좌석은 일단 이륙이 시작되면 팔 수 없는데요. 따라서 항공사들은 선호도가 낮거나 수요가 적은 항공편의 가격을 할인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이득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추세로는 수요가 적은 항공편이 없으니, 할인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이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가 불안해 점점 치솟는 ‘유가’도 항공권 가격이 급등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죠.

항공 운임 상승 외에도 원/달러 환율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환율이 오른다는 건 그만큼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인데요. 다시 말해 해외여행을 하려면 이전보다 더 큰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현재 원/달러의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아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2008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한번 해외여행을 가려면 항공권 가격과 여행에 필요한 경비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훨씬 높아져 신혼여행도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죠.

올여름 휴가는 비싸다! 베케플레이션

이처럼 항공권의 가격과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여행 비용도 증가하는 현상을 ‘베케플레이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베케플레이션은 ‘휴가(vac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신조어로, 항공이나 숙박비의 증가와 고물가 등으로 인해 휴가에 드는 비용이 늘어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국제항공료 21.4%, 국내 항공료 19.5%, 승용차임차료(28.9%), 보험 서비스료 14.8% 등 여행이나 관광과 관련된 제품/서비스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해외여행뿐만 아니라, 국내여행에 드는 비용이 증가하자 여름 휴가를 하나씩 포기하는 ‘휴포족, 휴포자’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봉쇄 조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등으로 편하게 여행을 다니기 어려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에 올봄, 코로나19 조치가 완화된다는 소식이 반갑게만 느껴지셨을 텐데요. 하지만 최근 유가상승, 환율상승, 인플레이션 확산 등의 세계 경제가 침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선뜻 ‘여름 휴가’에 큰돈을 지출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죠. 하루빨리 세계 경제가 다시 활기를 되찾아 내년 여름에는 조금 더 부담 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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