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했던 시기에 전자출입명부 작성을 위해 QR코드를 자주 사용하며 친숙해진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QR코드는 간단한 스캔만으로 제품이나 이벤트 등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식인데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 QR코드를 활용해 ‘e-라벨’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e-라벨이란 무엇일까요?
e-라벨이란?

지난 2022년 9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스마트라벨’을 활용한 식품 표시 간소화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법안은 포장재에 7가지 필수 표기사항을 표기하고, 제품 포장재에 스마트라벨을 삽입하여 해당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스마트라벨’이란 우리에게 친숙한 QR코드를 말하는 것인데요. 2023년부터는 소비자에게 직관적이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e-라벨’이라는 용어로 변경하였습니다.
e-라벨을 적용했을 때 제품 포장재에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7가지 정보는 원재료명, 영양성분, 업소 소재지, 품목보고번호 등인데요. 2022년 3월부터 식약처와 소비자단체, 식품업계가 논의하여 안전 및 제품 선택에 있어서 소비자가 꼭 확인해야 하는 1차적인 정보를 위주로 결정하였습니다.
e-라벨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7가지 필수 표기사항 외의 정보를 e-라벨로 제공하게 되면서 글자를 적을 공간이 훨씬 넓어졌는데요. 때문에 필수 표기사항을 소비자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글자 크기가 10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글자 폭(장평)은 50%에서 90%로 넓어져 포장재에 쓰인 정보를 읽기가 쉬워졌습니다. 글자 크기가 커지면서 노인이나 시각장애인 등 시력이 낮은 사람도 좀 더 쉽게 필수 표기사항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또한 e-라벨을 통해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관심 정보와 식품안전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조리나 해동 방법, 부적합 정보, 이력 추적관리 등 기존에 포장재에는 물리적 한계로 표시할 수 없었던 다양한 제품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시범사업에 참여한 기업 중 생산 전 과정을 담은 유튜브 영상과 이미지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앞으로 e-라벨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 외에도 e-라벨의 장점은 다양합니다. 식품 표시가 변경되더라도 표장재를 교체할 필요가 없어 기업 입장에서는 교체 비용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장 폐기물 역시 최소화하여 환경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의약품 종이 설명서가 e-라벨로 대체하게 될 경우 의약품의 사용상 주의사항 등 중요한 정보를 환자가 더 쉽게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e-라벨이 극복해야 할 과제들

하지만 e-라벨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디지털 정보에 취약한 노인이나 장애인은 e-라벨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데 곤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거나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오히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죠. 또,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서는 e-라벨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특히 의약품에 부착하는 e-라벨의 경우 더욱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국회 보건복지위 전문의원실은 의약품 종이 설명서를 e-라벨 전자문서로 대체하더라도 전문의약품에 대해서만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라벨 사용이 어려운 디지털 취약계층이 복약 방법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약을 잘못 복용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e-라벨은 아직까지 한계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데요. 식약처는 현재 진행 중인 시범사업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나 만족도를 바탕으로 제품을 합리적으로 구입하는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내가 구매하는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e-라벨의 도입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환경 보호와 기업의 이익을 만족하면서 소비자의 알 권리까지 만족하는 e-라벨은 분명 혁신적인 차세대 표기법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디지털 취약계층에서 또 다른 정보의 장벽으로 될 수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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