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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나마 운하 근처에서는 수백 척의 배가 대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전 세계해상 물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파나마 운하에 닥친 이 같은 현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부터 나타난 파나마 운하 병목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고, 전망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파마나 운하란?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오갈 수 있도록 만든 운하로,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를 연결하는 파나마 지협을 굴착해 만들어졌습니다. 총길이는 약 80km, 너비는 152~304m에 달하는데요. 파나마 운하 덕분에 이전에는 남아메리카를 우회하던 운항 거리를 약 1만 5,000km로 단축할 수 있게 되어 ‘해운업의 혁신’이라고 평가받습니다. 그 유명한 수에즈 운하와 더불어 세계 양대 운하로 불리고 있습니다.

파나마 운하는 20세기에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 적이 있을 만큼 당대 신기술이 총동원되어 고난도의 복잡한 공사로 탄생했다고 하는데요. 바다 위의 배를 산 정상까지 끌어올려 파나마를 관통시킨 후 다시 바다 위로 흘려보내 주는 시스템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배가 통과하는 데는 대기시간을 포함해 약 24시간이 소요됩니다.

파나마 운하는 지난 2016년 9년간의 공사 끝에 업그레이드되기도 했는데요. 기존 운하 옆에 새로운 운하를 건설해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92%, 모든 선박 종류의 97%를 수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 세계 해상 물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습니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 해상 무역선의 5%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동부를 오가는 화물선의 주요 통로입니다.

파나마 운하 출입이 통제된 이유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는 파나마 운하에서 병목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남미를 덮친 극심한 가뭄 탓에 파나마 운하를 이용한 화물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인데요. 운하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파나마 지형 양쪽의 태평양과 대서양은 표고차가 무려 27m에 달하는데, 파나마 운하는 이 표고차를 갑문(Lock)과 담수를 이용해 메꾸는 방식으로 운행됩니다. 여기서 갑문이란 물을 가두거나 뺄 때 흔히 사용하는 수문을 가리키는데요. 파나마 운하의 갑문은 총 12개입니다. 갑문과 갑문 사이의 공간인 도크에 배가 들어서면 갑문을 닫은 후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물을 아래로 흘려보내 갑문 안의 수위를 조절합니다. 그다음 도크의 수위가 조절되어 다음 도크의 수위와 같아지면, 갑문을 열고 수로의 벽에 설치된 궤도 전동차로 배를 예인해 다음 도크로 이동시킵니다. 이런 방식으로 선박이 운하의 끝에서 끝까지 이동하며 사용하는 담수의 양은 약 2억ℓ에 달합니다.

즉 파나마 운하가 정상적으로 운행되려면 많은 양의 물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파나마를 덮친 100년만의 가뭄으로 인근 주민들이 식수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물이 부족해졌는데요. 이에 따라 파나마 당국은 하루 운하 통행 선박 수를 제한하면서 선박 병목 현상이 일어나면서 8월 19일 기준 파나마 운하를 건너기 위해 대기 중인 선박은 200여 척에 이를 정도로 대기시간이 심각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파나마 당국은 흘수 상한도 낮추었는데요. 흘수란 배가 물 아래 잠기는 부분의 깊이를 말하는 것으로, 화물선이 짐을 많이 실을수록 흘수는 깊어집니다. 흘수 상한이 낮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화물을 덜 실어야 한다는 뜻인데요. 즉 파나마 운하의 통행량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1개 선박이 통과할 때 이동하는 물류의 양도 줄어든 것입니다.

파나마 운하의 화물 운송 차질, 전망은?


하루 운행 선박 수를 제한하는 파마나 당국의 조치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되어 오는 12월까지 지속될 전망입니다. 여기에 더해 흘수 제한 조치까지 가해지면서 운하를 통한 상품 운송 비용이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업계 전문지 마린인사이트는 일부 컨테이너선의 경우 화물이 40%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화물선보다 가벼운 LNG 선박은 흘수 제한 조치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지만, 미국 정부가 향후 5년간 LNG 수출을 크게 늘리기로 했던 탓에 미국산 LNG의 공급망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2017년~2018년의 2년간 미국산 LNG의 아시아 수출 물량 중 84%가 파나마 운하를 경유해 수송된 만큼, 아시아 지역에서 LNG 공급 차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현재 파나마 운하의 병목현상이 계속되면서 운임 요금이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독일 해운업체 하파그로이드는 동아시아에서 북미로 가는 화주에 대해 6월 1일부터 추가 요금을 물리기도 했는데요. 짐을 덜 실어야 하는 만큼 요율을 높여 이익을 벌충하려는 조치입니다. 또, 8월 중순 중국 상하이~미국 동부 운임 역시 3월 대비 50% 가까이 상승하였습니다.


물류 산업의 경제의 혈관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만큼 물류의 흐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인데요. 그렇기에 파나마 운하의 운행 제한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히 미국과 동아시아 간의 물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텐데요. 장기화하고 있는 파나마 운하 문제, 앞으로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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