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특정 국가의 자원 패권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나라가 바로 베트남입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과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얼마 전 양해각서(MOU)를 통해서 교역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일부 자원 공급망에서 중국의 대안으로 꼽히는 베트남과의 핵심 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자 나선 것입니다.
핵심 광물 협력을 이어온 한-베트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 대상국은 베트남입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아세안 교역의 46%가 베트남과 이뤄졌습니다. 중국·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3대 수출 대상국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오랜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지난 2022년에는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간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핵심 광물 공급망에 대한 협력을 꾸준히 확대해 왔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에는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비롯해 총 3건의 협정 및 MOU에 서명하면서 핵심 광물의 탐사와 개발 관련 기술, 투자 촉진, 안정적 수급, 공동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 등을 위한 협력을 강화키로 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청정에너지, 원산지 누적 등을 통한 산업 공급망, 탄소중립 및 무역 분야 협력도 더욱 확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양국 정부 및 기업 간 협력을 진전시키고, 안정적인 국내 핵심 광물 수급을 기대하기 위해서입니다.
2023년에도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통해 향후 경제협력 가속화,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개발 협력 지원 확대, 외교·안보에서의 전략적 협력 강화, 양국 간 국민 교류 증진 등에 대해 합의한 바 있습니다. 특히 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 개설에 합의해 미·중 갈등 상황과 경제안보 관점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이루어 내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베트남에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에 문을 열 예정입니다.
희토류 매장량 2위 베트남, 탈(脫) 중국을 위한 구원투수로 급부상
미국 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희토류·보크사이트(매장량 세계 2위), 텅스텐(매장량 세계 3위), 주석(10위), 티타늄(12위) 등 중국에 버금가는 자원 강국입니다. 이것이 바로 핵심 광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탈(脫) 중국을 꿈꾸는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이 베트남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등에 필요해 ’21세기 석유’라고 불리는 희토류 때문에 중국을 대신할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자체 광물자원 개발 대신 민간 및 해외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며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우리나라가 얻게 될 혜택도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핵심 광물의 채굴과 정련 및 제련에서 우리나라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양국 간 협력 잠재력 또한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對) 베트남 협력 강화, 미래 전망은?
지난 7월 1일 개최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국 교역액이 794억 달러(110조 원)로 수교 당시인 1992년보다 200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2030년까지 한-베트남 교역액을 1,500억 달러(207조 원)로 늘리고, 당장 내년까지 교역 규모 1,000억 달러(140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안 장관은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희토류 등 베트남의 핵심 광물 자원과 한국의 첨단 제조 기술이 연계돼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베트남의 팜 밍 찡 총리도 베트남이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안정화됐을 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6%대에 육박한다며, 미국과 중국 등 큰 시장들이 베트남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 중인 만큼 적극 투자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투자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각종 정책과 규제를 개선하고, 교육과 교통, 디지털 등 필수 인프라를 개선해 기업들의 장기적 비용을 절감하도록 도우며,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해 투자를 확대해 기업들의 우수한 투자를 끌어내겠다는 방안도 내놓았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들과 반도체, AI 등 첨단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쳐 앞으로 양국 간 협력이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발전하게 될지 주목됩니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안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해 보입니다. 양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존과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해서 서로 윈윈(win-win)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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