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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보다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워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심해. 하지만 수많은 자원을 품고 있어 기후 위기의 대안이 될 수 있기에 세계 각국은 새로운 탐사 장비와 탐사 기술 개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1972년 탐해 1호를 시작으로 과학기술을 이용해 바닷속 자원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 왔으며, 지난해 드디어 50여 년간 축적된 바다 탐사 기술을 고도화해 ‘바다 위 최첨단 연구소’라 불리는 ‘탐해 3호’가 정식 출항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7월, 탐해 3호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자원 탐사를 떠납니다. 핵심 광물인 희토류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희토류만을 목적으로 탐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성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1,810억 원 가치의 탐사선, ‘탐해 3호‘

탐해 3호는 탄성파 및 해저 지질 탐사의 일반적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6,000톤급 물리탐사 연구선입니다. 국비 1,810억 원이 투입되었으며, 35종의 최첨단 탐사·연구 장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시간에 따른 지층 변화를 탐지하는 4D 시스템까지 갖추었으며, 36개의 에어건과 8개 조의 반사파 수집용 장비인 ‘탄성파 스트리머’를 통해 해저면까지 충격파를 쏜 뒤 바닥에서 반사되는 파동을 분석하는 ‘해양 탄성파 탐사’의 스캔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일반적인 해양 탄성파 탐사에서는 해수면 근처 수중에서 스트리머 수진기를 이용해 파동을 기록하기 때문에 해저 지하에서 반사돼 되돌아오는 파동 중 물층을 통과하는 P파를 통해서만 지하의 중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4D 시스템과 해양 탄성파 탐사 스캔 방식을 갖춘 탐해 3호는 해저 단층 조사·분석을 통한 해저 지진 위험 요인 탐지와 지저 구조에 따라 반사파의 특성이 바뀌는 단단한 암석층과 공간 등의 변화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스층 하부의 구조나 저류층의 정밀 분석, 그리고 이산화탄소 저장 모니터링 탐사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 탄성파 탐사: 수중에서 강한 파동을 만든 뒤 해저 지형에서 반사 및 굴절돼 되돌아오는 파동을 기록해 지구 내부 구조를 파악하는 탐사 방법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972년 ‘탐해 1호’를 시작으로 1997년 ‘탐해 2호’를 활용해 동해, 서해, 남해 일대에서 해양탐사와 해역에서의 지질조사에 힘써왔습니다. 하지만 탐사선의 규모와 장비의 한계가 있어 해저 천부의 지질조사와 음향 탐사만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출항하여 현재 부산항을 거점항으로 탐사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탐해 3호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최첨단 탐사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7월에는 첫 해외 출항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국산 해저 탐사선이 최첨단 탐사·연구 장비를 탑재하고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해저 자원 탐사와 지질 조사를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출항지는 우리나라가 심해저 광구 탐사권을 확보하고 있는 5개 지역 중 한 곳인 ‘서태평양 공해상 망간각’ 광구 주변입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진은 7월부터 6년간 바다 밑으로 음파를 쏘아 보내고 해양 지층으로 올라오는 반사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해저 지하 구조를 연구하게 됩니다.

‘희토류를 찾아라!’…올해 7월 첫 해외 출항

이번에 해외로 떠나는 탐해 3호가 찾는 것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바로 핵심 광물인 희토류입니다. 2020년부터 2023년 사이 ‘해저 희토류’를 키워드로 자료 수집과 연구를 진행해 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대륙 주변보다 대양 중심부 적도 근처에서 높은 농도의 희토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풍력 터빈발전기 등에 두루 활용돼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핵심 광물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희토류 공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자원 무기화의 중심에 서게 된 희토류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탐사 3호는 태평양 해저 퇴적물에서 희토류를 찾기 위한 탐사를 계획했습니다. 이미 육상 광구는 주요 국가들이 선점한 상황이고, 최근 중국과 일본도 공격적으로 해저 희토류 탐사에 나서고 있어 이 번 탐해 3호의 탐사의 성과에 기대가 높습니다.

본격 해외 해저 탐사, 유의할 점은?

이제 탐해 3호를 통해 우리나라도 국내 해역에서의 자원 탐사뿐만 아니라 대양과 극지 등 난탐사 지역 지역을 포함한 해외까지 자원 탐사가 가능해졌습니다. 자원 탐사뿐만 아니라 향후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공동으로 알류샨 해구(Aleutian Trench) 등에서 지질 재해 연구도 공동으로 수행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공해상 심해저 자원 탐사 및 개발을 위해서는 유엔 해양법 협약에 근거해 국제해저기구(ISA)로부터 탐사권을 획득해야만 하므로, 탐사 지역에서 개발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 15년 내 개발권을 신청해야 합니다. 또한 일본이 2012년 도쿄에서 동남쪽으로 약 1,900km 떨어진 미나미토리섬의 배타적경제수역 내 수심 약 6,000m 해저에서 수백 년간 세계에서 소비할 수 있는 분량의 희토류를 발견하는 등 이미 주요 국가의 공격적인 탐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희토류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미약하다고 탐사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바다는 수많은 자원을 품고 있고, 인류에게 당면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주변 국가와의 경계 확정은 물론, 해저 지질도와 해저 지질 주제도를 발간해 국민에게 제공하고, 바다 골재 자원 조사와 해저 단층, 해저 지질재해 요소 파악, 그리고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소 탐사·모니터링 기술 개발 등을 위해서도 해저 탐사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지금까지 해양탐사 기술을 개발하고 선진 탐사 장비를 구축해 극한의 바다 환경에서 해저 자원 탐사와 지질조사를 수행해 온 우리나라가 이번 탐해 3호의 해외 취항으로 한계를 넘어선 희망을 길어 올리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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