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리튬 공급 축소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이자 전기차·에너지 저장 시스템 기업인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이 리튬 채굴 중단을 전격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리튬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리튬 광산 채굴 중단?!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 CATL이 장시성 이춘에 위치한 젠샤워(Jianxiawo) 리튬 광산의 생산을 최소 3개월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광산의 연간 탄산리튬 생산 능력은 약 4만 6,000톤에 달하며, 인근 제련소까지 포함하면 공급 규모는 연 12만 톤으로 중국 내 12.5%, 전 세계 약 3%를 차지합니다. 채굴이 중단된 이유는 지난 2022년 8월 9일에 받은 채굴 허가가 올해 8월 9일로 만료됐으나, 연장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한때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요동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추세적 급등을 위해 수요 회복과 함께 추가 감산 조치 등이 나와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리튬 가격 반등과 중국의 공급 개혁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은 최근 2년간 공급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일부 광산은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판매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입니다. 물론 젠샤워 광산의 채굴 중단만으로 글로벌 리튬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시성이 중국 전체 리튬 매장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최근 확인된 신규 매장량의 상당 부분이 장시성 이춘 지역에서 발견된 만큼, 이 지역 전반으로 감산이 확대된다면 리튬 가격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리튬 가격은 kg당 57.7위안까지 떨어지며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엔 kg당 86위안까지 치솟았습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배터리 산업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의 끝 모를 하락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을 겁니다. 이번 젠샤워 광산 채굴 중단 배경에는 채굴 허가 만료뿐 아니라, 중국 정부의 광산 허가 제도 개편과 산업 구조조정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에도 장거광업 리튬 광산을 폐쇄한 바 있습니다. 겉으로는 허가 만료지만, 그 뒤에는 ‘공급 개혁’이라는 정책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발표될 공급 개혁 방안에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CATL은 리튬 광산 재가동을 노리고 있습니다. 11월을 재가동 목표 기한으로 잡고, 실무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11월에 광산을 재가동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K-배터리 소재 기업에겐 득일까 실일까?

이번 소식은 많은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극재 기업들은 리튬 가격 연동 구조 덕분에 매출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원재료 구매 비용이 늘더라도 판매 단가가 함께 오르면서 마진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확대될 수 있고, 재고자산평가손익 개선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완성차 업체(OEM)나 셀 제조사들의 선구매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반대로 리튬 가격 상승이 달갑지 않은 기업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셀 제조사입니다. 이들은 완성차 업체와의 장기 계약 구조로 인해 가격 전가가 쉽지 않은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매출 성장도 정체된 상황이라 원재료를 비싼 값에 조달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의 리튬 채굴 중단은 국내 배터리 생태계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안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정책 변화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살피고, 기업별 전략적 대응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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