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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정부에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우주 산업이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이에 대비해 우리나라에서도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고 우주 산업 분야의 연구에 2045년까지 누적 100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인데요. 이처럼 우주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우주 쓰레기 문제로 인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구를 덮은 우주 쓰레기

우주 쓰레기란 임무가 종료되거나 기능이 정지된 우주 비행체나 부속품이 충돌 및 파열해 생기는 파편을 말합니다. 고장 난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이 발사할 때 발생하는 파편과 분리된 로켓추진체 등이 곧 우주쓰레기가 되는데요. 인류가 우주로 진출한 이래 수많은 인공위성과 우주선이 발사되었고, 그 결과 1억 개가 넘는 우주 쓰레기가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생겨난 우주 쓰레기들은 시속 4만km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데요. 10cm 이상 크기의 쓰레기만 해도 3만 4,000여 개에 달하고, 1cm 이상 10cm 미만 쓰레기는 90만 개 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우주 쓰레기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첫 인공위성이 우주로 발사된 1957년 이후 2022년 10월 말까지 전 세계에서 지난 65년간 발사한 인공위성은 모두 9,737개에 달합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민간기업의 인공위성 발사가 활발해지며 그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민간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에서 2018년부터 지난 10월 말까지 발사한 인공위성은 총 3,558개로, 비슷한 속도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3년 뒤에는 단일 기업인 스페이스X에서 발사한 인공위성 수가 그동안 전 세계가 발사한 인공위성의 수를 넘어서게 됩니다.

우주 쓰레기는 왜 위험할까?

우주 쓰레기는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입니다. 때문에 우주선이나 인공위성과 충돌할 우려가 있는데요. 만약 인공위성이 우주 쓰레기와 충돌해 파괴되면, 이로 인해 또다시 파편 등의 우주 쓰레기가 발생해 또 다른 인공위성을 위협하는 연쇄 폭발의 악순환인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는 우주 탐사를 위험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오염까지 유발하기 때문이죠. 낮은 지구 궤도에 있는 우주 쓰레기 일부는 점차 고도가 낮아지다가 지구 대기에서 소실됩니다. 하지만 우주 쓰레기의 크기가 큰 경우 지층까지 추락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우주 쓰레기에는 독성이 강한 연료 잔류물과 비대칭 디메틸히드라진(UDMH), 발암물질 등이 포함된 오래된 연료 탱크의 잔해가 포함되어 있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우주산업, ESG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ESG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표준으로 널리 인정되면서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기 위한 주요 지표로 쓰이고 있는데요. 특히 환경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높은 위험’이 있다고 평가받는 기업은 투자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주산업은 ESG경영의 3요소 중 특히 환경적인 측면에서 위험도가 높은 영역입니다. 로켓을 발사할 때마다 다량의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며 우주 쓰레기로 인한 환경 오염 위험도 크기 때문인데요. 특히 로켓을 발사할 때마다 고공 대기에 방출되는 수증기는 온실 효과를 유발하여 지구 온난화를 가속할 위험이 있습니다. 2010년에는 준궤도 발사가 연간 1천 회를 넘으면 극지방 기온이 1도 정도 상승해 얼음 양이 5~15%가량 감소한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죠.

반대로 인공위성이 임무를 다하고 지구 대기에 재진입할 때 흩뿌리는 부산물 속 알루미늄 성분이 대량으로 대기에 뿌려지면서 냉각 효과를 유발하는 것에 대한 연구도 최근 시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실 효과나 냉각 효과 모두 지구 대기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합니다.

우주 쓰레기 처리를 위한 노력

우주산업 분야에서 ESG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결국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로켓 발사 시 발생하는 부산물을 줄이거나 이미 지구 궤도 상에 존재하는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일 모두 중요하죠.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며, 우주 쓰레기 처리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는 우주 쓰레기 관련 산업이 2019년부터 매년 4%씩 성장해 2025년에는 28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개발된 우주 쓰레기 처리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로는 레이저를 이용해 우주 쓰레기 표면을 기화시키는 방법으로 원하는 곳까지 이동시킨 후, 대기권으로 진입을 유도해 태우는 방식이 있습니다. 유럽우주국(ESA)에서는 로봇팔이 달린 청소 위성을 발사해 거대한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방안도 고안되었는데요. 실제로 ESA는 2025년쯤 로봇팔 4개가 달린 청소 위성을 올려보네 ‘베스파(Vespa)’라고 불리는 지구 궤도 상의 우주 쓰레기를 제거할 계획입니다. 또한 티타늄으로 만든 작살을 쏘아 우주 쓰레기를 잡은 후 대기권으로 끌고 와 태우거나 끈적끈적한 폴리머 거품을 방출해 쓰레기 파편을 붙게 한 후 대기권으로 떨어뜨리는 등 다양한 방식의 우주 쓰레기 처리 방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주 산업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만큼 ESG경영의 필요성 역시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데요. 우주 산업의 발전이 우리에게 밝은 미래를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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