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던 구리 가격이 당분간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단했던 구리 정광(불순물을 제거한 구리 광석) 수출 허가를 연장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전 세계 구리 제련소의 원료 공급도 당분간 원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네시아, 구리 정광 수출 6개월 재연장 허용

구리 정광은 구리 원광석에서 불순물을 1차로 제거한 뒤, 제련소로 보내지는 광물입니다. 제련소에서는 다시 한 번 불필요한 성분을 걸러내고, 유용한 광물만을 제품 생산에 활용합니다. 인도네시아는 다양한 원자재가 풍부한 나라로, 2023년 기준 칠레와 페루에 이어 세계 3위 구리광·구리 정광 수출국입니다. 이런 인도네시아가 구리 정광 수출을 금지할 경우, 전 세계 구리 제련소는 원료 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구리 정광을 포함한 광물을 원자재 형태로 수출하는 대신, 자국 내에서 정·제련해 부가가치를 높인 뒤 수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전방산업(다운스트림)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2020년에는 차량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원광 수출을 막았고, 2023년에는 구리 정광 수출까지 제한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구리 제련소 건설이 늦어지자 6개월씩 구리 정광 수출 금지를 유예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규모로 문을 열 예정이던 프리포트 인도네시아(PTFI) 제련소가 화재로 가동이 불가능해지면서 6개월간 수출을 다시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련소를 가동하지 못해 40만 톤에 달하는 구리 정광 재고가 쌓이고, 구리 광산의 채굴 작업도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인니 정부에 구리 정광 수출 허가를 요청한 제련소

프리포트 인도네시아는 미국 구리 광산 기업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 McMoRan)’의 자회사로, 31억 달러가 투입된 구리 제련소입니다. 연간 170만 톤의 구리 정광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당초 2025년 1월까지 최대 생산 능력을 달성할 계획이었으나, 가스 설비 화재 사고 등 잇따른 악재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전반적인 구리 생산 계획을 재검토 했습니다.
이에 프리포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이미 연간 84만 톤의 구리 정광 수출 허가를 받았지만, 제련소를 복구할 때까지 수출을 지속할 수 있도록 기한 연장과 추가 쿼터를 요청했습니다. 지난 3월 17일,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뒤늦게 가동을 시작한 프리포트 인도네시아의 가동식에 참석해 구리 정광 수출 허가를 6개월 연장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리포트 인도네시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로써 127만 톤의 구리 정광 수출 할당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구리 가격 현황과 추후 변동 가능성은?

인도네시아의 구리 정광 수출 재개는 치솟던 구리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차전지와 AI데이터센터 증설 수요로 구리가 ‘새로운 금’으로 재평가되면서 최근 구리 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에 국가 안보 차원에서 구리 수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조사를 개시하라고 지시한 이후 구리 가격은 더욱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가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5% 내외로 설정하며 확장적 재정정책을 발표한 것과 미국 달러 가치 하락, 그리고 주요 거래소의 재고량 감소 역시 구리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3월 17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톤당 9,8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올해에만 10% 넘게 상승한 수치입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KOMIR)에 따르면, 3월 1주 차 기준 구리 가격은 톤당 9,523달러로, 전주 대비 0.8%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리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산업의 기반이 되는 핵심 소재입니다. 기업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는 물론, 국가 차원의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서도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LX인터내셔널은 유망 광물 확보에 박차를 가하며, 구리 광산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필리핀, 호주 등지에서 유망한 광산 매입 후보지를 적극적으로 물색 중인데요. 글로벌 구리 가격의 변동성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함으로써, 우리나라 자원 안보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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