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첨단 전략산업에 필수적인 주요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흑연과 수산화 리튬 등은 중국산 비중이 80%를 넘어서는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는 대중국 수급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광물 공급의 안정화를 이루기 위한 본격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국내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 ‘심각’ 수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수입된 2만 5,990톤의 흑연 중 중국산이 무려 97.2%에 달합니다. 2차 전지 음극재 핵심 원료인 흑연과 더불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수요가 많은 수산화 리튬 역시 같은 기간 수입 물량 중 중국산 비중이 82.3%에 이르러 중국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흑연 외에도 주요 희소 광물에 대한 중국산 수입 비중은 지난 몇 년간 급증세를 보여 왔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에 중국에서 수입한 37개 희소 광물은 70억3,200만 달러 수준으로, 5년 전에 비해 3.3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희소 광물 수입 국가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3%에서 36%로 증가했습니다.
주요 광물의 중국 의존도는 이미 50%를 넘어섰습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 전체 수입된 주요 광물 중 마그네슘의 91%, 니오븀의 87%가 중국산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밖에 리튬(57%), 희토류(62%), 바나듐(51%), 텅스텐(77%), 갈륨(73%), 크롬(42%) 역시 중국에서 가장 많이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광물 시장 수요 및 주요 품목 현황
설상가상으로 국내 핵심 광물의 비축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이러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주요 희소금속 비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정부의 비축 확대 광종 13종 중 비축 목표치를 세운 광물은 갈륨과 희토류 등 2개뿐입니다. 공단은 영구자석용 희토류는 180일, 나머지 12대 광물은 100일 치의 물량을 사전에 비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반도체 핵심 원료인 실리콘은 19.2일분,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스트론튬은 2.7일분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비축 확대 광종에는 우리나라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 2차 전지, 디스플레이 등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광물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2차 전지 소재인 리튬의 경우 소형 전기차나 가전제품 배터리 등을 제조하는 데 주로 활용되는 탄산리튬에 비해 국내의 경우에는 고밀도·고용량을 필요로 하는 전기차 배터리나 고용량 니켈 양극재 원료인 수산화 리튬 수요가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공단은 대부분 탄산리튬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주요 광물 비축에 있어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반영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핵심 광물 공급망에 55조 지원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55조 원 규모의 공급망·경제안보 핵심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재정·금융 지원을 통해 공급망을 안정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격해질 것에 대비하고,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자원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계획대로라면 2030년까지 핵심 물자의 해외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공급망 안정화 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차 공급망 안정화 기본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6월 시행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 기본법)에 근거한 첫 번째 로드맵인 셈입니다. ▲경제안보 품목 수급 안정 ▲공급망 회복력 강화 ▲경제안보 기반 고도화 ▲글로벌 공급망 내 위상 확립 등 4대 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10대 정책 과제를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민간 주도로 해외 광물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연 500억 원 수준의 민관 공동투자를 추진하고, 첨단 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 관련 해외 자원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 인센티브 강화도 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공급망 안정화 위원회를 중심으로 공급망 3법(공급망 기본법, 소부장 특별법, 자원안보 특별법) 연계 시행을 위한 민간협력 네트워크도 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공급망 안정화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우리 경제의 공급망 회복력이 강화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고, 우리나라 수출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위상을 강화하여 또 한 번의 성장 기회가 되길 기대합니다.
Hits: 44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