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종종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를 본다’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농산물의 가격이 오르더라도 인건비나 비료 가격 상승 등으로 오히려 수익이 감소하거나, 기후변화로 인한 풍작과 흉작 등으로 시세가 널뛰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업종사자가 많다고 하는데요. 최근 위기에 처한 농가에 새로운 활로가 되어줄 산업기술인 ‘애그테크’가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농업은 왜 위기에 처했을까?
애그테크(AgTech)는 농업(Agricultur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농업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생산성과 농작물의 질을 높이는 산업을 뜻합니다. 재배나 수확 같은 농업 생산활동 외에도 가공부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포함하는 개념인데요. 오늘날 에그테크는 인력난으로 인한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높은 생산성으로 식량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신(新) 농업기술로 크게 주목받고 있죠.
그렇다면 실제 에그테크로 농사를 지으면 어떤 모습일까요? 흙과 햇빛 대신 자양분이 들어간 물과 IT 패널, LED 조명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사물인터넷과 로봇 기술로 인력을 대신하는 등 애그테크를 활용하면 기존의 농업기술보다 적은 노동으로 더 많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물 재배 시설을 층층이 쌓아 좁은 실내에서 재배하는 도심형 수직농장, 컨테이너 하나를 스마트팜으로 만들어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확장하는 모듈형 수직농장 등의 스마트팜으로 시공간의 제약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는데요. 농업용 드론을 이용해 비료를 살포하고 자율주행 농기계로 스스로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등 기존의 농업 환경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방식의 애그테크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애그테크가 주목받는 이유
애그테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기존 농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산업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농업 방식은 흙과 햇빛 없이는 생산활동이 거의 불가능하며 시공간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나 애그테크를 활용하면 흙이나 햇빛 없이도 식물을 재배할 수 있어 도심 속 건물에서도 농업이 가능한데다 좁은 공간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어 시공간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또한 자동화된 설비로 운영되어 인건비를 최소화한다는 점 역시 애그테크의 장점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농촌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농가가 많은데요. 실제로 우리나라 농가 인구수는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10년 전 대비 24% 줄어들었고, 농가 고령화율은 무려 47%에 달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농업 대비 인간의 노동력이 현저히 적게 필요한 애그테크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 역시 나날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애그테크가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하여 농업 생산활동이 더욱 어려워지며 작황이 점차 부진하고 식량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데, 애그테크는 생산량을 증대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는 유럽 남부지역의 고온 건조 기상으로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남부, 이탈리아 중부의 강수량이 평년보다 50% 이상 적어졌고, 미국에서도 캔자스주나 콜로라도주 등 겨울밀 주산지에서 가뭄이 확산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애그테크의 성장 가능성은?
농업과 첨단기술의 융복합인 애그테크는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존 농업보다 생산력이 뛰어나고 효율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경종* 부문 자동화 기기 산업규모는 2019년 31억9500만 달러에서 2025년 79억4400만 달러로 연평균 13.9% 증가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또한 세계 스마트팜 관련 산업 역시 2019년 8억9900만 달러에서 2025년 13억3000만 달러로 연평균 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죠.
이미 애그테크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위성사진이나 기상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작물과 토양의 상태, 성장 상황, 수확량을 예측하는 서비스는 미국 농가의 3분의 1이상이 이용하고 있을 만큼 인기인데요. 영국 스타트업 ‘로보틱스’에서 개발한 딸기 수확 로봇은 AI와 카메라를 이용해 하루에 2만 5천개 이상을 수확할 수 있어 사람 수확량 대비 생산성이 67% 개선되었다는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경종(耕種): 논밭을 갈고 씨를 뿌려 작물을 가꾸는 일.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애그테크, 또 어떤 새로운 형태의 기술이 등장할지 궁금한데요. 미래에는 애그테크가 전 세계 식량위기를 극복하는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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