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오늘날 세계적으로 ESG가 기업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성의 제고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 보호가 아닌 이윤만을 중시하는 ‘그린워싱’ 사례가 속속 등장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그린워싱이란 무엇일까요?

그린워싱이란?

그린워싱(Green Washing)은 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씻는다는 뜻의 ‘워싱(Washing)’을 합친 말로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이롭지 않은 자사 제품을 환경에 이로운 것처럼 홍보하여 이익을 얻는 행위를 말합니다. 환경을 위하는 ‘척’을 한다는 뜻에서 ‘위장환경주의’라고도 부릅니다.

하지만 그린워싱의 정확한 의미는 아직 국제적으로 정의된 바 없는데요. 그린워싱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역사가 30년 정도로 짧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미국 환경 마케팅 회사 ‘테라초이스’가 정리한 그린워싱의 유형을 살펴보면 그린워싱의 의미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숨기고 좋은 영향만 크게 홍보하거나, 애매모호한 말을 사용해 친환경을 위장하거나, 근거 없이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는 등의 유형이 있습니다.

그린워싱의 대표사례는 에코백·텀블러?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고 ESG가 중요한 투자지표로 떠오르면서 환경에 대한 기업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며 ‘친환경’을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는 ‘그린 마케팅(Green Marketing)’은 오늘날 전 세계적인 트렌드인데요. 그리고 이런 그린마케팅으로 인기를 끈 대표적인 제품들이 바로 에코백과 텀블러입니다.

에코백과 텀블러는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텀블러와 에코백을 사용해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하는 개인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2020 국민환경의식조사’ 발표에 따르면, 국민의 66.6%가 ‘다소 불편하더라도 환경친화적 행동을 우선한다’고 답했으며 그중 대부분의 국민이 ‘마트나 시장 방문 시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가지고 간다’고 응답했는데요. ‘커피 전문점 방문 시 1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머그잔·텀블러를 이용한다’도 48.8%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에코백과 텀블러가 사실 대표적인 그린워싱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에코백과 텀블러가 과잉생산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수많은 브랜드들이 매 시즌마다 새로운 에코백과 텀블러를 출시해 판매하면서 제품의 과소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에코백과 텀블러를 친환경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오래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실제로 유리 재질의 텀블러는 최소 15회, 플라스틱 텀블러는 17회, 세라믹 텀블러는 39회 이상 사용해야 일회용 종이컵을 쓸 때에 비해 환경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또, 에코백은 비닐봉지보다 131회 이상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에코백과 텀블러가 과잉 생산되고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면서 이런 이점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환경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들이 과소비되면서 오히려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린워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린워싱은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를 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친환경적 이점을 주장하는 그린워싱 제품들은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 소비를 꺼리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환경 보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영국, 프랑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법을 제정한 곳도 있는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린워싱에 대한 법이 없을뿐더러 소비자 기만을 막기 위한 표시광고법, 환경산업기술법 등 기존의 법도 처벌의 의미가 크지 않습니다. 때문에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그린워싱을 하는 기업의 제품들을 멀리하고 경계하는 일이 중요한데요.

친환경 마케팅으로 포장된 제품을 구입할 때, 정말 그 제품이 나에게 필요한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환경을 위한 소비가 맞는지 되돌아보는 습관을 지녀야 합니다. 또, 구입한 친환경 제품은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 중복해서 여러 개를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ESG의 중요성이 주목받는 요즘, 환경을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소비자를 기만하고 환경을 해치는 그린워싱의 사례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린워싱이라는 잘못된 마케팅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업과 소비자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Hits: 4839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