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감 환자가 크게 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유행 사태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RSV(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 질환도 동시에 유행하고 있어 ‘멀티데믹’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는 상황입니다.
역대 최고 수준! 독감 대유행
요즘 어느 병원엘 가나 독감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의심 환자가 최근 9주간 계속 증가해 올해 1주 차에 99.8명으로 정점을 찍으며,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환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환자 수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유행 기준인 8.6명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주의가 요구됩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이번 겨울 독감 환자가 이처럼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그간 독감 감염 환자가 줄었고, 기후 변화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특히 이번 독감은 학령기 아동, 청소년층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어 겨울방학 이후 다시 증가할 것이 염려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겨울방학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까지 있었던 터라 대유행에 대한 각별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여러 호흡기 질환에 동시에 걸린다면? ‘멀티데믹’ 주의보
독감뿐만이 아닙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선언된 지 2년도 채 안 된 상황에서 다시 코로나19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년 전에 비하면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라고 합니다. 양성자 수 역시 최근에도 주간 5,600명대, 일평균 800여 명을 기록하고 있어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RSV(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에 감염된 유아 수도 급증하고 있으며, 중국에선 HMPV(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가 창궐해 관련 약품이 품귀를 빚는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대유행을 하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여러 개의 감염병이 복합적으로 유행하는 것을 ‘멀티데믹’이라 하는데, 특히 호흡기 감염병은 전파력이 높고 고위험군에서 치명률이 높은 만큼 예방 관리를 철저히 하고, 증상이 생겼을 때 주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멀티데믹을 막기 위해 주의해야 할 것은?
이와 같은 멀티데믹이 도래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면역 부채(Immunity Debt)’ 현상을 꼽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다양한 세균을 접하고 이를 견뎌내는 과정에서 항원 바이러스에 맞선 항체를 형성하는 과정을 통해 면역력을 증진시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년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병원균에 노출되지 않다 보니 오히려 면역력이 약해진 것입니다. 이처럼 면역 부채는 병균에 노출되는 걸 인위적으로 막으면 단기적으로는 병에 걸리는 걸 막을 수 있지만, 면역력이 점차 저하되면서 이후 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그 밖에도 기후 변화 또는 끊임없는 바이러스 변이 또한 독감 전염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호흡기 감염병의 멀티데믹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 접종이 중요합니다. 독감과 코로나19는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며,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두 개 백신 중 하나만 맞았다고 안심할 수 없고, 둘 다 맞는 것이 안전합니다. 권장 접종 시기에 맞지 못한 경우 지금이라도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으며, 접종했더라도 3개월 정도 지났다면 필요에 따라 추가 접종이 가능하니 의사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위생 관리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외출 전·후 손 씻기, 손을 입이나 코에 가져다 대지 않기, 기침할 땐 소매에 돌려 하기, 호흡기 증상 발생 시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고, 적어도 2시간에 한 번씩 10분 이상 실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피해야 합니다.
의료계는 4월까지 독감 유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19와 독감을 모두 예방하는 ‘콤보 백신’의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그전까지는 각각의 백신 접종을 철저히 하면서 적극적인 예방 관리를 해야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그러했듯이 멀티데믹은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질병으로부터, 경제 위기로부터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길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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