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특히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노년층’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가구 구성은 물론, 재산 상속과 사회 활동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건강 상태까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노년층의 등장, 액티브 시니어
국가통계포털 인구상황판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9.2%입니다. 그에 따라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새로운 노년층인 ‘엑티브 시니어’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엑티브 시니어’란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과 여가, 소비를 즐기며 능동적으로 생활하는 50~60대를 뜻합니다. 이들은 오랜 경제 활동과 사회 경험을 통해 경제적 여유를 갖고 있습니다. 취미 생활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해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노후를 맞이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높은 구매력을 기반으로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어 시장의 흐름을 움직이는 강력한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달라진 생활 수준, 노인이 젊어진다?
지난 9월에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 결과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소득·자산 및 교육 수준이 높은 새로운 노년층이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노인 1만 명을 대상으로 가족·사회관계, 경제 상태, 건강 및 생활 상황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연간 가구 소득은 2020년 3,027만 원에서 2023년 3,469만 원으로 증가했으며, 금융 자산 규모는 2020년 3,213만 원에서 지난해 4,912만 원으로 1천만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졸 비율은 2020년 대비 2.8%,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는 1.1% 증가했습니다. 일하는 노인의 비중도 2017년 30.9%에서 지난해에는 39.0%로 지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노인 10명 중 4명이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변화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응답자 중 경로당을 이용하는 비중은 2020년 28.1% 대비 1.6% 감소한 26.5%이고, 친목 단체에 참여하는 비중은 2020년 44.1% 대비 10.1% 증가한 54.2%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스마트폰 보유율이 2020년 대비 20.2% 증가해 76.6%를 나타냈으며, 컴퓨터 보유율은 12.9%에서 20.6%로 상승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노인으로 인식하는 나이 기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로 변경됐으며, 대구시는 공무직 노동자의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 ‘기준을 전체 노인의 79.1%가 70세 이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노인 인식의 변화는 산업의 변화로 이어져 시니어 산업의 가파른 성장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학습지와 건강식 등 액티브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으며, 유튜브 시장에서도 50대 이상은 가장 많은 이용자 숫자를 기록 중입니다.
L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55∼69세 소비지출 규모는 경제활동이 한창인 25∼39세의 90%까지 올랐습니다. 액티브 시니어가 사실상 MZ 세대와 대등한 소비력을 지니게 된 것입니다.
시니어 트렌드의 그늘 속 증가하는 독거노인
반면, 독거노인이 3년 새 폭증해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노인의 가구 형태는 부부가구(55.2%), 1인 가구(32.8%), 자녀동거 가구(10.3%) 순으로, 1인 가구 비율이 2020년 조사 대비 13.0%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10여 년 전부터 지속되어 온 것으로, 통계청의 독거노인 비율을 살펴봐도 2014년 이후 독거노인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노년층이 등장하고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독거노인도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노인 부부 가구에 비해 독거노인의 건강 관리 측면에서 열악한 상황입니다. 독거노인 중 ‘우울 증상’, ‘만성질환’, ‘영양관리’, ‘생활상의 어려움’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노인 부부나 자녀동거 등 다른 가구 형태에 비해 독거노인이 문제를 더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고령화는 전 세계적 현상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정책과 시장의 변화가 요구됩니다. 미국 시카고대 노화심리학자 버니스 뉴가튼은 이미 70년대에 “오늘의 노인은 어제의 노인과 다르다”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젊은 노인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며, 더 건강하고 부유해진 시니어 세대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령자의 트렌드와 니즈를 날카롭게 파악해 초고령화 시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비즈니스 전략을 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Hits: 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