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유행어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는 누구에게나 삶은 한 번만 주어지므로 나를 위해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는 당장 즐거움을 위해 소비하는 경향이 욜로의 대표적인 특징인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자유로운 소비가 아닌 미래에 투자하는 재테크에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MZ세대가 재테크에 열광하는 이유
소비에서 재테크로 청년 세대의 관심이 옮겨간 것은 MZ세대의 성장배경과 연관이 깊습니다. 1982년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는 어린 시절이나 청년기에 큰 경제 위기와 불황을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며 근로 소득만으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식이 확산되기도 했죠.
결국 이런 위기의식은 MZ세대 전반이 ‘FOMO 증후군’에 빠지게 만든 원인이 되었습니다.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란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라는 의미로, 특히 공동체 사회 성향이 짙은 한국에서 더 흔히 볼 수 있는 증후군입니다. 쉽게 말해 ‘나만 사회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심리인데요. 그래서 MZ세대는 예전의 사회초년생에 비해 주식시장이나 가상화폐나 NFT 같은 크립토 시장에 뛰어드는 등 투자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의 새로운 트렌드, 자이낸스란?
1990년대 이전에는 금리가 연 10~20%인 예금상품이 적지 않았습니다. 근로 소득을 열심히 모아 집을 사고 미래를 계획하는 일이 가능했죠. 하지만 오늘날에는 금리가 과거보다 낮아졌고, 집값이 급등했으며, 물가도 매년 크게 오르면서 충분한 자산을 모으기가 어려워졌는데요. 이런 이유로 오늘날 MZ세대는 저축보다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MZ세대의 경향은 새로운 금융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금융업계에서는 이를 ‘자이낸스’라고 부릅니다. 자이낸스란 Z세대와 금융을 뜻하는 ‘Finance’가 합쳐진 신조어로 Z세대를 주도로 금융시장에 급격한 변화와 합종연횡(Zigzag)을 통해 새로운 기반에서(Zero base) 금융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MZ세대, 금융시장의 중심이 되다
때문에 오늘날 금융업계에서는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 외에 MZ세대의 선택을 받기 위한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은행의 대표주자인 카카오뱅크는 2021년 6월 기준 가입자가 1,671만 명을 돌파했고 토스 역시 앱 월간 활성 사용자가 1,10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MZ세대가 주요 고객인 금융 플랫폼의 몸값은 전통적인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과 맞먹을 정도입니다.
주식과 가상화폐의 활황 역시 일명 ‘영끌’이라고 부르는 MZ세대의 레버리지가 주도하였는데요.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MZ세대 가계대출 잔액은 1년간 44조 7천억 원 증가하여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50.7%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MZ세대가 미래의 고객을 넘어서서 금융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이낸스 성공 키워드는 ‘소액’, ‘재미’, ‘간편함’
그렇다면 MZ세대에게 사랑받는 금융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MZ세대 투자의 가장 큰 특징은 ‘소액’과 ‘재미’, ‘간편함’입니다. 상대적으로 자본금이 부족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이나 IT 기술에는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여러 앱과 서비스를 이용해 적은 금액으로 분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요.
각종 금융상품이 제공하는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소비는 줄이고 예금과 적금으로 고정금리 수익을 거두는 ‘짠테크’나 광고를 보거나 미션을 수행하는 적립금을 주는 앱을 설치해 소소한 수익을 올리는 ‘앱테크’. 명품, 부동산, 미술 작품, 음악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의 소유권을 쪼개 개인이 소액 투자하는 ‘조각 투자’까지 금전적 이익과 심리적인 만족을 동시에 추구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인기입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투자자들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공유하며 느슨한 연대감을 형성하는 것 역시 특징입니다. NFT 생태계에서는 홀더들의 커뮤니티가 핵심적인 구성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토스증권 앱 역시 읽기 쉽고 알찬 정보를 담은 투자 콘텐츠와 커뮤니티 기능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뱅크샐러드 앱은 실제 투자내역이 작성 글에 표시되는 ‘주주모임’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사례가 있습니다.
금융 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의 자이낸스. MZ세대의 성향을 잘 파악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향후 금융시장의 핵심 과제일 텐데요.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앱과 서비스가 등장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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