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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새해에 떡국을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떡국을 한 그릇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먹는다.’라고 표현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표현은 이제 옛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떡국 나이’라고도 불리던 ‘세는 나이’나 ‘연 나이’ 대신 ‘만 나이’로 우리나라 연령 표기 방식이 통일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식 나이는 고무줄?


한국은 지금까지 3가지 나이 계산법을 사용해 왔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관습적으로 쓰는 ‘세는 나이’, 민법 등에서 법적으로 규정한 ‘만 나이’, 행정 서비스 효율성을 위하여 청소년 보호법이나 병역법 등 일부 법령에 적용하는 ‘연 나이’가 있는데요.

‘세는 나이’는 태어나자마자 아이의 나이를 1살로 셈하고 다음 해 1월 1일이 되면 생일과 상관없이 1살을 더하는 방식입니다. ‘만 나이’는 0살부터 셈하여 매년 생일에 1살을 더하는 방식입니다. 마지막으로 ‘연 나이’는 현재 연도에서 자신이 태어난 연도를 뺀 것으로, 해당 연도의 출생자를 모두 같은 나이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3가지 나이 계산법으로 알아보는 알쏭달쏭 한국인의 나이

Q. 2013년 2월 1일에 태어난 아이는 2023년 1월 1일 몇 살이 되었을까?
A. 세는 나이: 11살 / 연 나이: 10살 / 만 나이: 9살

헷갈리는 한국식 나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


이렇게 계산 방법에 따라 나이가 왔다 갔다 하다 보니 혼동이 생기는 경우가 빈번한데요. 이와 같은 나이 혼동은 단순히 일상생활에서의 불편에 그치지 않고 법적·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 기업에서는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으로 기재된 ‘56세’가 ‘만 56세’인지 ‘만 55세’인지를 놓고 노사간 법적 다툼이 일어난 사례가 있습니다. 또, 2009년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입학 시점인 3월을 기준으로 만 나이가 같은 3~12월생과 이듬해 1, 2월생이 함께 입학하면서 동급생 간의 세는 나이가 달라지자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초기에도 접종 연령에 만 나이가 표기되지 않아 관련 문의가 많았던 일 역시 나이 혼동으로 인해 생긴 문제입니다.

나이 혼동으로 인한 분쟁을 줄이기 위해 법에서는 특별히 나이의 기준을 따로 두지 않았다면 민법 나이 규정을 따르도록 하지만, 법적 나이를 규정하는 민법에서도 만 나이와 일반 나이가 혼재되어 법적 분쟁 발생 시 해석을 달리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한국식 나이, 이제는 ‘만 나이’로 통일


본래 ‘세는 나이’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주로 쓰이던 나이 셈법입니다. 일본은 1950년부터, 중국은 1970년대 문화대혁명 이후부터, 북한은 1980년대 이후부터 ‘만 나이’를 사용하는 등 점차 ‘만 나이’를 사용하는 국가가 줄어들며 현재는 우리나라만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62년 ‘만 나이’를 공식 나이로 발표했지만 여전히 일상에서는 ‘세는 나이’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행정 업무상에서도 혼용하고 있죠.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2023년 6월부터는 민법과 행정 분야에서의 나이가 모두 ‘만 나이’로 통일됩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나이 셈법인 ‘세는 나이’ 대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만 나이’로 일원화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만 나이’ 통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법제처가 지난 9월 ‘만 나이 통일’에 대한 국민 의견을 조사한 결과 참여자 6394명 중 약 81.6%가 찬성하였으며 부정 의견은 6%에 그쳤습니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나이 혼동으로 인한 불편 해소, 기존 ‘세는 나이’로 인한 서열 문화 타파 기대, 국제적 기준과 통일, 체감 나이 하향 등이 손꼽혔습니다.

‘세는 나이’가 ‘만 나이’로 바뀌면서 1~2살씩 나이가 적어지다 보니 왠지 더 어려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라는 어떤 노래의 가사처럼 젊은 마인드로 즐겁고 도전적으로 산다면 그게 바로 어려진 것과 다름없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제 막 시작된 2023년 한 해, ‘만 나이’ 덕분에 더 어려진 마음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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