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옷장에서 잠자고 있던 따듯한 패딩을 꺼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친숙한 겨울옷인 패딩을 만드는 데 핵심 광물로 잘 알려진 티타늄이 쓰인다고 하는데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금속, 티타늄에 대해 알아볼까요?
티타늄이란?
티타늄은 원자번호 22번, 기호 Ti로 표기하는 물질입니다. 언뜻 최근에 발견된 원소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 역사는 무려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티타늄(Titanium)이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의 거인 신족(神族) 티탄(Titan)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강력하고 거대하다’라는 이름의 뜻처럼 티타늄은 주기율표에서 가장 강력한 금속으로 꼽힙니다. 흔히 사용되는 금속인 철과 비교했을 때 강도가 낮지만, 대신 훨씬 가벼운데요. 다른 금속과 티타늄을 섞어서 만드는 티타늄 합금은 높은 중량 대비 강도를 지닌 데다 철과 비교했을 때 뛰어난 내식성, 우수한 내열성과 생체적합성을 자랑해 오늘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활용되는 금속입니다.
이렇게 활용도도 뛰어난 데다 지각에서 9번째로 많을 정도로 흔한 원소이며 채굴도 쉬운 티타늄이지만, 의외로 주변에서 보기 쉬운 금속은 아닙니다. 녹는점이 1,668도로 매우 높아 제련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티타늄을 상업 목적으로 제련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소수이며 우리나라 역시 수입에 의존해 오다 2022년에 들어서 원천 기술을 처음으로 확보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티타늄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랑받고 있으며, 특히 이차전지나 항공 우주 분야 등 최첨단을 달리는 산업에서 핵심적인 소재로 쓰이기에 앞으로 티타늄의 수요는 더욱더 증가할 전망입니다.
패딩에도 들어간다고? 일상생활 속 티타늄!
그렇다면 실제로 티타늄은 얼마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이고 있을까요?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티타늄 합금은 ‘베타티타늄’인데요. 부피에 비해 무척 가벼운 데다 탄성이 뛰어나 잘 부러지지 않고 변형도 쉽게 일어나지 않으며, 녹이 잘 슬지 않는 등 강력한 장점을 여럿 갖추고 있어 안경테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티타늄은 합금이 아닌 화합물인 ‘이산화티타늄’의 형태로도 자주 사용됩니다. 도로 안내선을 그릴 때 사용되는 백색 페인트나 밝은 흰색(titanium white)의 유화 물감, 종이 표면의 코팅 등에 쓰이는 물질인데요. 이산화티타늄은 자외선 차단용 화장품인 선크림을 만드는 데도 활용됩니다.
또, 티타늄은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치과 임플란트나 인공 뼈처럼 인체에 삽입해야 하는 의료 소재로도 안전하게 쓸 수 있어서 인기인데요. 흔히 귀걸이나 피어싱에 티타늄 소재가 사용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겨울철 매서운 추위를 막아주는 패딩에 티타늄이 함유된 원단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티타늄이 태양열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옷 내부의 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아주어 보온성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죠. 또, 습도가 낮은 겨울 날씨에도 정전기가 잘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핵심 광물 티타늄, 국내에서 생산된다
최근 국제적인 갈등으로 인해 공급망 리스크가 대두되며 자원 안보를 위한 핵심 광물 확보가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티타늄은 친환경 에너지 산업부터 항공우주산업, 의료 소재와 일상용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중요한 자원인 만큼 그 안정적인 공급망의 필요성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부족해 핵심 광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티타늄 역시 전량 수입하여 활용해 왔는데요. 그 수입 규모가 1조 원대에 이릅니다.
그런데 최근 강원도 태백과 삼척, 경북 봉화에 걸쳐 있는 산인 ‘면산’에서 추측 매장량이 2억 2,000만여 톤에 달하는 대규모 티타늄 광맥이 발견되면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현재는 티타늄 광맥의 매장량을 확인하기 위한 시추작업을 진행 중이며, 2024년에 집중적인 시추를 통해 경제성을 확인하고 2025년 하반기부터 광산 개발을 위한 행정 절차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앞으로 해당 티타늄 광산이 본격적으로 개발된다면 티타늄의 수입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며 경제적으로 시름하고 있는 폐광지역이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화장품부터 우주선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무궁무진하게 활용되고 있는 티타늄은 이차 전지 및 항공우주 분야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앞으로 가치가 더욱 높아질 텐데요. 국내 티타늄 광산이 무사히 개발되어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 발전에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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