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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리튬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남미 삼각지대 중 하나인 칠레가 지난해 리튬(Lithium) 국유화를 선언했습니다. 국가 주도하에 리튬 산업의 개발을 진행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칠레산 리튬 수입 비중이 높아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는 민간 기업과 함께 칠레와의 우호적인 협력에 나섰습니다.

칠레, ‘국가 리튬 전략’ 발표

칠레는 1,100만 톤(t)이라는 많은 양의 리튬 매장량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그런 칠레가 지난해 ‘국가 리튬 전략(Estrategía Nacional del Litio)’을 발표하며, 리튬의 국유화를 선언했습니다. 공기업 중심으로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자국 리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여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국영기업을 설립해 리튬 탐사·채굴부터 생산, 배터리 재활용까지 리튬 산업 전 주기를 국가 차원에서 아우른다는 것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그동안에도 칠레는 리튬의 민간 진출과 개발에 제한을 두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국유화 선언을 통해 리튬 산업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영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요. 민간 기업에 대한 리튬 채굴 허가를 늘리는 대신, 신규 채굴 사업은 국영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리튬 생산량도 늘리고, 국가의 통제권을 확보해 배터리 산업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의 부가가치를 늘리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리튬이 중요한 이유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태블릿, 무선 이어폰 등 각종 전자기기와 미래 산업의 핵심인 전기차 산업이 부상하면서 이에 맞춰 이차전지 시장 역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를 만들기 위해선 다양한 원자재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리튬은 핵심 원자재이자 가격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차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양극재는 이차전지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데요. 이 양극재 원가의 45%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리튬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리튬을 흔히 ‘하얀 금’, ‘하얀 석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특히 리튬은 다른 원료로 대체하기가 어려워 핵심 광물로 여겨지며, 그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국내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나서서 안정적 확보에 힘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칠레 간 공급망 협력 강화 방향은?

이처럼 핵심 광물의 확보가 국익과 직결되고 있다 보니 리튬 매장국이 내놓는 관리·규제 정책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리튬이온배터리 가치사슬에 얽혀 있는 많은 국가와 기업은 공급망에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빠르고 효율적인 대비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작년에만 칠레에서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각각 9억 달러, 3억 달러 수준으로 수입해 올 정도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칠레의 새로운 리튬 산업 전략에 따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칠레는 리튬 공급망 강화 측면에서 핵심 거점 협력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리튬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칠레와 다양한 방면에서 자원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리튬 관련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과 칠레의 기업들과 함께 산티아고에서 ‘한-칠레 민간기업 핵심 광물 협력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양국의 민관이 모여 리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입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 두 나라는 핵심 광물 전략을 공유하고, 칠레의 광미(광물 찌꺼기)에서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재자원화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 기업의 칠레 진출 기반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여러 가지 이유로 리튬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고 있던 칠레가 리튬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지도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대부분의 리튬 배터리가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칠레가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면 관련 산업에서 우리 기업의 행보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칠레 정부가 리튬 국가 전략을 발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 확보와 관련 산업 진출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급한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우호적인 협력 정책과 더불어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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