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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식량 가격까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전 세계 식품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곡물, 유지류, 유제품, 설탕 등 주요 품목의 국제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며,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도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이는 공급망 불안과 기후 이슈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물가 압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제 식량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세계식량가격지수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인류의 영양 상태와 생활 수준을 높이고, 식량(농수산물)의 생산과 분배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된 유엔 소속의 국제기구입니다. 세계 식량 안보와 농촌 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각국의 식료품과 농산물의 생산 및 분배 상황을 개선하고, 토지 및 품종 개량 기술을 지도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곡물, 유지류, 육류, 낙농품 등 주요 농산물의 국가별 가격 동향을 점검해 ‘세계식량가격지수(FAO Food Price Index)’를 발표합니다. 해당 지수는 1990년부터 매월 발표되고 있으며, 곡물, 유지류(액체 또는 고체 상태의 기름),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의 국제 가격 추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기준점 100으로 삼아 산출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세계 먹거리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올해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 전월 대비 1.6% 상승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이슈와 맞물려 식품 가격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발표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6% 상승한 127.1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한 달 사이 곡물, 유지류, 유제품, 설탕 등 4개 품목의 국제 가격이 크게 오른 결과입니다.

먼저 곡물류 지수는 전월 대비 0.7% 오른 112.6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러시아의 공급 부족으로 밀 수급이 줄어들며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유럽, 러시아, 미국 일부 지역의 기상 악화로 작물 상태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며 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브라질의 계절적 요인에 따른 공급 감소, 아르헨티나의 작물 상태 악화, 미국산 옥수수에 대한 수출 수요 증가로 국제 옥수수 가격도 올랐습니다.

유지류 지수는 전월 대비 2.0% 상승한 156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주요 생산국들이 생산 비수기에 접어들고, 인도네시아의 바이오디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제 팜유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유제품 지수도 크게 올랐습니다. 오세아니아 지역의 계절적 요인에 따른 우유 생산 감소로 국제 치즈 가격과 국제 버터·탈지분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월 대비 4.0% 오른 148.7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22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치즈와 크림 등 많은 유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원료 가격 변동 추이를 주시하면서 제품 가격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세계식량가격지수 상승의 주범, 설탕값 6.6% 급등

지난 2월, 세계 식량지수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품목은 바로 설탕이었습니다. 인도의 설탕 생산 전망 하락과 브라질의 기상 악화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설탕의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6.6% 상승한 118.5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세계식량지수에 포함되는 5개 품목 중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보인 것은 육류뿐이었습니다. 다만, 가금류·돼지고기는 가격이 하락한 반면 소고기·양고기는 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식품 물가도 올해 들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유례없는 쌀값 고공행진에 소매점 매대에서 일시적으로 쌀이 사라지는 등 가계 경제와 기본적인 식생활이 위협을 받았고, 미국에서는 일명 ‘달걀 대란’이 벌어지면서 달걀 12개 가격이 6.85달러, 원화로 1만 원에 육박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의 확산 여파에 따라 향후 물가는 더 요동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식품 물가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

최근 이상기후, 재배면적 감소, 환율 등의 영향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가공식품 또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 물가 안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고심하고 있으며,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코코아 가공품, 과실주스 등 식품 원자재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세제 및 자금 지원, 식품업계와의 지속적인 소통 등을 통해 물가 안정을 도모할 방침입니다. 하루빨리 식품업계의 원재료 수입 부담을 완화하고, 가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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