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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배수연 시인의 시집 ‘쥐와 굴’의 1쇄가 경매가 900만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종이책 정가로는 9,000원인데 1,000배나 되는 가격이 매겨진 셈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높은 가격으로 판매된 걸까요? 사실 이 작품의 경매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일반적인’ 경매와는 달랐습니다. 바로 ‘NFT’ 경매였기 때문이죠. 특히 이번 경매는 한국 문학 작품 최초의 NFT 경매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이 사례 외에도 최근 여러 예술작품이 NFT의 경매에서 고가로 낙찰되었다거나, NFT 게임이 나왔다는 등 NFT와 관련된 이야기가 연일 화제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NFT란 무엇일까요?

NFT는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의 약자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디지털 자산에 고유값을 부여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으로 만드는 게 바로 NFT의 역할이죠. 쉽게 말해, 복제할 수 없는 ‘디지털 증명서’인 셈이죠.

사실 동영상, 이미지, 텍스트 등의 디지털 자산을 복사하는 일은 상당히 쉽습니다. 그저 복사를 원하는 디지털 자산이 담긴 파일을 ‘Ctrl + C’, ‘Ctrl + V’ 하면 복사가 됩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각종 디지털 인증 수단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복사는 쉽게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복사된 디지털 자산과 원본 디지털 자산은 전혀 구분할 수 없죠.

하지만 NFT를 적용한 디지털 자산은 NFT를 통해 고유값을 가지기 때문에 원본과 복사본을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NFT가 예술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이런 ‘고유성’ 때문입니다. 희소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예술분야에서 NFT가 부여하는 고유성은 높은 가치를 가지는데요, NFT는 디지털 자산에 희소성을 불어넣는 방법이자, 예술 콘텐츠들이 디지털 자산으로 변환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인 것이죠.

암호화폐와 NFT는 똑같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와 NFT는 그 성격이 아주 다릅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우선 암호화폐는 말 그대로 ‘화폐’이기 때문에 단위 가격이 항상 같습니다. 1코인은 항상 1코인과 같은 가치를 지니는 것이죠. 암호화폐를 실물 화폐로 교환할 때의 환율이 계속 변동하기 때문에 1코인이 현실에서 지니는 가치는 끊임없이 바뀌지만, 그 암호화폐 안에서는 각각의 코인이 모두 같은 가치를 지닙니다. 달러의 환율이 바뀌어도 1달러 여러 장의 각각 가치가 같은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NFT는 모든 토큰이 각각 다른 가치를 지닙니다. 토큰의 가치는 그 토큰이 대표하는 디지털 자산의 가치와 같습니다. A라는 디지털 자산이 1천만 원의 가치를 지니고, B라는 디지털 자산이 100만 원의 가치를 지닌다면 A의 토큰은 1천만원, B의 토큰은 100만 원에 거래됩니다. 즉 각각의 토큰이 모두 다른 가치를 지닙니다. 단위 가격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NFT를 각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나타내는 하나의 상품권이라고 생각하면 그 상품권에 적힌 가치, 즉 NFT의 가치는 암호화폐와 달리 천차만별일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메타버스에서 NFT가 중요할까요? 4차 산업혁명 이후 더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측되는 메타버스는 지난 콘텐츠에서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요, 아래에서 살짝 보고 오시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메타버스는 그 자체로도 다양한 일상 분야와 결합하면서 점차 우리의 삶 속에 녹아들고 있는데요, 메타버스와 NFT가 결합하면 새로운 가상산업의 생태계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은 주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디지털 자산은 복사가 쉽고 복사된 자산은 원본 자산과 구분하기 어렵죠. 하지만 NFT가 적용되면 디지털 자산의 원본 인증이 가능하고, 거래 내역을 추적할 수 있어 메타버스 생태계의 창작자가 더 안전하고 쉽게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메타버스 속 ‘아이템’이 모두 NFT로 발행된다면 서로 다른 메타버스 간의 아이템과 호환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정 기업이 메타버스 내 디지털 자산의 정보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블록체인 퍼블릭DB에 저장되기 때문에 이전이 쉽고 안전성이 뛰어나게 되는 것이죠. 쉽게 말해서, 메타버스 안의 아이템이 제작사와 같은 특정 기업의 의도와 상관없이 가치를 인정받고 현실로 가져올 수 있는 것입니다. 메타버스가 디지털 세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세계와 긴밀히 연결되는 데에 NFT가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한편에서는 NFT에 대한 지금의 열렬한 관심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NFT로 디지털 자산의 고유성을 확보하더라도 결국 누구나 그 디지털 자산을 열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본이라는 것을 인증할 수는 있지만 복제본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의 고유성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의견이 존재합니다. 또, NFT는 결국 그 디지털 자산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습니다. NFT는 디지털 자산을 창작하는 예술가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다수의 주목을 받는 작품이나 화제가 되는 작품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오늘날 NFT 거래가 또 하나의 투기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NFT는 분명 메타버스와의 결합을 통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아직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에 완벽히 융화되지 않았고 디지털 자산을 보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NFT가 투기인지, 투자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세계에서만 존재했던 다양한 콘텐츠에 고유성을 부여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만 보아도 NFT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다가오는 메타버스의 시대, NFT가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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