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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트나 쇼핑몰에서 일명 ‘못난이 농산물’이라고 불리는 제품을 자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본래 외형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농산물은 잘 판매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최근 들어 이런 ‘못난이 농산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못난이 농산물’도 괜찮아, 푸드 리퍼브

푸드 리퍼브(Food Refurb)는 맛과 영양에 문제가 없지만, 외관이 예쁘지 않거나 흠집이 있어 상품 가치가 낮은 음식재료를 적극 구매하거나, 그 농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음식을 재창조하는 것을 말합니다. 작은 흠이 있지만, 성능에 문제가 없는 제품을 손질해 정품보다 싸게 판매하는 ‘리퍼브’ 제품의 개념을 음식에 적용한 셈입니다.

2014년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인 ‘엥테르마르셰 (Intermarche)’이 폐기 위기에 처한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며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잖아?’라는 문구의 포스터로 도발적인 마케팅을 하며 푸드 리퍼브라는 개념이 조명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마케팅이 시작된 프랑스에서는 매년 버려지는 1,000만 톤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2025년까지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후 유럽 전역과 북미까지 푸드 리퍼브가 확산하며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푸드 리퍼브는 왜 등장했을까?

우리나라 생활폐기물의 30%는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이를 처리하는 비용에 연간 20조 원 이상이 지출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탄소 배출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UN FAO)는 음식물 쓰레기의 탄소 배출량을 2011년 국가별 탄소 배출량 TOP 20과 비교해 보면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수준이라고 발표했는데요. 그만큼 음식물 쓰레기의 탄소 배출량이 매우 높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음식물 쓰레기의 탄소 배출량은 연평균 2.3%씩 증가하고 있어 더욱 우려됩니다.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상당수는 버려지지 않아도 될 음식물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품질에 큰 문제가 없으나 상품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의 3분의 1 수준인데요. 이처럼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푸드 리퍼브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푸드 리퍼브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처럼 푸드 리퍼브가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손꼽히는데요. 저렴하게 음식을 소비하면서 환경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최근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는 것 역시 푸드 리퍼브의 독특한 형태나 색다른 레시피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 요인입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기존에 버려지던 음식재료를 사용하는 것 외에도 이미 조리된 식품의 폐기를 줄이는 것으로도 푸드 리퍼브의 범위가 확장되었는데요. 음식점, 판매자,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 덕분에 푸드 리퍼브의 인기는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푸드 리퍼브의 다양한 사례

푸드 리퍼브는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는데요. 그만큼 다양한 푸드 리퍼브 사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① 카페 프랜차이즈 음료로 활용한 못난이 딸기

당도나 품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모양이 고르지 않아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일명 ‘못난이 딸기’는 맛이 다른 딸기와 똑같은데도 시중 가격보다 30~40%가량 저렴하게 판매됩니다. 그래서 딸기 농사를 짓는 농가 입장에서는 무척 손실이 클 수밖에 없었는데요. 농수산물 직거래 쇼핑몰인 포스몰을 운영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유명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 및 딸기 생산자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농가들은 기존과 비교하면 40~50%가량 높은 가격으로 딸기를 납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② 못난이 농산물 전문 판매 쇼핑 브랜드 ‘어글리러블리’

못난이 농산물 전문 판매 브랜드인 ‘어글리러블리’는 상품의 질에 문제가 없으나 외형이 예쁘지 않아 출하되지 못한 제철 농산물을 모아 시중가격의 20~30% 정도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농산물에 흠집이나 갈변이 생긴 이유와 실제 상태를 정확하고 자세하게 표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앞으로 수산물로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③ 마감세일만 모아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라스트오더’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음식물은 일정 시간이 지날 때까지 판매되지 않으면 폐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감이 임박하면 세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소비자가 다양한 가게들의 마감세일 여부를 방문하지 않고 확인하는 방법이 없어 실제로 적극적인 마감세일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웠습니다. 바로 그 점에 착안한 서비스가 바로 ‘라스트오더’입니다. 위치 기반 검색으로 가까운 음식점이나 편의점, 마트, 백화점의 유통기한 임박 상품과 마감세일을 알려주는 앱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푸드 리퍼브는 단순히 가치가 떨어지는 음식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개념이 아니라, 기존에는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음식을 새로운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푸드 리퍼브를 실천하는 더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이 등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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