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기차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올해 40만 대를 넘어섰다고 하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힘입어 폐배터리 시장 역시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폐배터리 순환 경제는 ESG 경영의 관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데요. 폐배터리 순환 경제란 무엇일까요?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2022년 한 해 동안 전기차가 1,000만 대 판매되어 전체 신차 중 14%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2023년에는 약 1,40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되어 점유율 역시 18%로 상승하며, 2026년경에는 전체 신차 판매의 3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는데요.
특히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영향을 받아 2022년 7.6%에 불과했던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26년에는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은 52%, 유럽은 42%를 달성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 전기차 시장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전기차가 대중화되면서 원유의 수요 증가 추세가 5년 이내에 점차 둔화하다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내연기관 자동차는 이미 판매가 정점에 이른 후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접어든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전기차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폐배터리 순환경제란?
이처럼 전기차 판매량이 점점 더 많이 증가한다는 건 폐차되는 전기차도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 대에서 2040년에는 4,227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전기차를 폐차할 때 발생하는 폐배터리는 외부에 노출되면 화재나 폭발 위험이 있는 데다 매립이나 소각으로 폐기하면 환경오염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는데요. 그래서 최근에는 ‘배터리 순환 경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배터리 순환 경제는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의 고부가가치 금속을 회수해 신규 배터리를 만드는 데 재활용(Recycle)하거나, 폐배터리를 팩 단위로 묶어 ESS(전력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를 만드는 등 다른 용도로 재사용(Reuse)하는 경제 모델입니다.
이처럼 폐배터리를 재활용 및 재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어 환경 측면으로도 좋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핵심 광물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ESG 경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세계의 배터리 재활용 동향
폐배터리 수거 및 재활용과 관련된 법안이나 제도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유럽연합(EU)은 배터리 관련 규제 법안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2024년 7월부터 배터리를 만드는 데 발생하는 전체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탄소발자국을 공시해야 하며, 2026년 1월부터는 유럽연합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배터리가 모델별로 정보를 등록 및 공개해야 하는 등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또, 2030년부터는 배터리를 만들 때 재활용 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해 앞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2년 5월 연방정부가 배터리 재활용 인프라에 2,050만 달러를 투자하였고,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기업에 31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특히 2022년 8월에 발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나 북미 지역에서 추출하거나 가공 또는 재활용한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할 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관련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은 배터리 재활용 정책에 가장 빨리 나선 국가입니다. 2016년 ‘전기자동차 배터리 회수 이용 기술 정책’을 발표해 처음으로 배터리 등록번호 제도를 시행하면서 NCM 종합회수율 목표 98% 이상을 제시한 데 이어, 2018년에는 배터리 이력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계속해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과 관련된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폐배터리 재활용이 실제로 높은 수익성을 내기 위해서는 90% 이상의 높은 핵심 광물 회수율과 저렴한 처리 비용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환경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되는 폐배터리 순환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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