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거점으로 기능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아닌 인도가 주목받으며 ‘포스트 차이나’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왜 인도가 이토록 부상하고 있는 걸까요?
부상하는 인도, ‘포스트 차이나’ 될까?
요즘 인도가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중 갈등이 이어지면서 미국 역시 인도와 전방위 협력에 나서는 등,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인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에 나서는 국가도 많습니다.
그 배경에는 바로 인도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가 있습니다. 유엔(UN)에 따르면 올해 4월 인도 인구는 14억 2478만 명으로 중국 인구수를 제쳤다고 보고했는데요. 중국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에 인도는 계속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생산가능인구 역시 2030년에 중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과 달리 인도는 젊은 인구가 많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인도의 평균 연령은 28.4세로 아시아에서 가장 젊은 국가인데요. 중국의 평균 연령인 38.4세보다 10년가량이나 젊습니다. 또, 인도의 성장률이 매우 높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인도는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6~8%대의 고성장을 기록했는데요. 국제통화기금(IMF)은 2027년경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독일과 일본을 따라잡아 세계 3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위기의 중국 경제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침체에 접어들고 있는 중국 경제입니다.
부동산은 오늘날 중국 경제의 위기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장인데요. 대규모 주택단지를 짓는 중국의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시장입니다. 그런데 올 상반기 중국의 부동산개발투자는 5조 8,550억 위안(약 1,032조 원)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9% 감소했습니다. 또, 작년에는 부동산 투자가 연간 -10%를 기록해 23년 만에 전년 대비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부동산의 핵심 지표인 신규주택 착공 면적 역시 올 상반기에 24.9% 감소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중국의 내수 소비와 수출 역시 부진에 빠졌다고 평가된다는 점입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0.8%로 지난 1분기 2.2%와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졌는데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중국 지방 정부가 과도한 채무를 지고 있다는 사실도 중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만듭니다. 중국 지방 정부는 지난 3년간 ‘제로 코로나’로 인한 막대한 방역 비용을 지출한 데다 무리한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부채가 많이 늘어났는데요. 특히 인프라 건설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진 빚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아 잠재적인 위험 요소입니다.
최근에는 비구이위안 디폴트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은 올 상반기에만 10조 원의 손실을 보며 부도 위기를 겪다가 끝내 지난 10월 25일(현지 시각) 공식적으로 디폴트에 빠졌습니다.
비구이위안 디폴트 사태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든 만큼, 중국 경제 위기의 신호탄으로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데요. 지난 2021년 4분기 중국의 GDP 증가율은 헝다 그룹 디폴트 사태와 전력 대란 등의 문제가 겹치면서 4.0%에 그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큰 혼란이 닥쳤던 2020년 2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진출
이렇게 인도의 놀라운 성장세와 중국의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로의 진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미국의 글로벌 기업 A사는 최근 인도와 베트남 등지로 생산 거점을 다각화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데요.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내 협력업체들의 생산성이 크게 불안정해지면서 공급망의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인도가 북미와 유럽에 이어 A사의 주요 매출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올 2분기에는 인도에서 A사 제품 판매량이 1년 전보다 50% 급증해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글로벌 기업들도 인도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B사는 2018년 인도 노이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완공하였고, C사는 올해 초 20억 루피(310억 원)가량을 들여 푸네 생산공장의 양문형 냉장고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인도를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시설 투자에만 그치지 않고 인도 소비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데요. 인도가 올해까지 3년 연속 6%를 넘는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소비시장으로서 높은 잠재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 거점이자 소비시장의 역할 외에도 인도에는 풍부한 자원이 잠들어 있어 새로운 핵심 광물의 공급망으로도 매력적입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는데요. 그 추정 매장량만 590만 톤에 달해 세계 2위 규모를 자랑고 있습니다.
과거 Made in China를 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었듯, 가까운 미래에는 Made in India를 어디서나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인도가 정말 ‘포스트 차이나’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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