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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우리나라는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적이 있는데요. 일명 ‘요소수 대란’ 이후 몇 년간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산업 필수 원재료를 더 많이 비축하고 새로운 공급망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에는 ‘희소 금속’도 포함되었는데요. 그렇다면 희소 금속이란 무엇이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뭘까요?

한정된 자원, 희소 금속

‘희소 금속’에는 크게 3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지구상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양이 매우 적은 금속, 둘째로는 양은 많지만 농축된 고품위 광석이 적은 금속, 마지막으로 순수한 금속으로 추출하기 힘든 금속을 가리키는데요. 쉽게 말해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금속을 뜻하는 셈입니다.

이들 희소 금속은 소량만 있어도 제품의 품질을 개선할 수 있어 합금에 첨가하는 원소로 매우 유용하다는 특징이 있다 보니 ‘산업의 비타민’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희소 금속의 종류는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릅니다. 그 시대에 그 나라에서 주력으로 삼은 사업에서 어떤 재료가 있어야 하는지에 따라 필요한 금속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오늘날에는 대부분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이 대표적인 희소금속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경제 뉴스에서 자주 언급되는 ‘희토류’도 희소금속에 포함됩니다. 희토류란 란타넘계 원소 15종과 스칸듐, 이트륨 등 17개 원소를 가리키는 말로 IT 기기와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원료입니다.

희소 금속은 어디에 사용될까?

희소 금속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품목이 바로 전기차입니다. 전기차 한 대를 생산하는 대는 약 13kg의 희토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더해 전기차의 배터리를 만드는 데도 희소 금속이 필요합니다. 배터리 양극재를 만들려면 리튬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양극재가 부식하거나 폭발하는 것을 막는 역할로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금속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희소 금속은 중요합니다. 태양열이나 태양광, 풍력, 조력 등 거의 모든 유형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장치에 희소 금속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가 결국 청정하게 생산된 전기를 가리키는 말임을 고려하면 배터리에 들어가는 희소 금속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현대를 상징하는 물품인 컴퓨터와 스마트폰도 예외는 아닙니다.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를 만드는 데는 수많은 희소 금속이 사용되며, 스마트폰에 포함된 희소 금속의 가짓수는 무려 20가지가 넘습니다.

이렇게 현대 문명과 희소 금속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로봇과 그 외에 다양한 첨단 기기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희소 금속의 수요 역시 증가합니다. 문제는 희소 금속이 중국, 아프리카, 중남미 등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희소 금속 인프라는?

희소 금속의 공급이 한정적이다 보니, 갑작스레 발생할 수 있는 공급 불안정에 대한 걱정도 큽니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는 희소 금속은 중요한 자원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에 망가니즈, 몰리브덴, 코발트, 텅스텐, 타이타늄(티타늄), 리튬, 마그네슘, 인듐, 희토류, 크로뮴을 10대 희소 금속으로 선정하여 일정량을 비축해 왔는데요. 오늘날 우리나라는 국가 금속 비축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광해광업공단(KOMIR)을 통해 20종 35품목의 희소금속을 100일분에서 최대 180일분 비축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비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공급망을 확보하거나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노력도 이어져 왔습니다. 2010년에는 ‘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를 출범해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기술 개발이나 지원을 시작했는데요.

이어서 2021년에는 희소 금속을 놓고 국제적인 갈등과 경쟁 양상이 치열해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희소금속 산업 발전 대책 2.0’을 발표해 희소금속 확보-비축-순환의 3중 공급망 안정화와 관련 법 및 제도 등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고, 그 결과 희소 금속 산업 지원의 법제화가 추진되면서 올해 6월 특별조치법이 확대 및 개정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인 2023년 12월에는 기존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산하에 있던 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를 우리나라의 희소 금속 공급망을 구축하고 기술 개발 및 지원을 총괄하는 ‘국가 희소금속 센터’로 지정했는데요. 국가 희소금속 센터는 앞으로 희소 금속과 관련된 정부 대책을 수행하는 거점으로 기능하며, 안정적인 수급과 기술 개발 및 기업 지원으로 소재·부품·장비에서 완제품까지 이르는 생태계 가치사슬을 완성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기를 전망입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희소 금속을 놓고 벌이는 ‘자원 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지금, 자체 생산의 한계로 원자재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특성상 우리나라 산업이 계속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희소 금속의 안정적인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앞으로 우리나라 희소 금속 인프라 구축을 리드할 국가 희소금속 센터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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