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기화가 가속화되고 재생 에너지 저장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면서 긴 시간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사용과 함께 탄소중립 실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추세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소듐(나트륨), 전고체, 리튬 황 배터리의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 잘 쓰고 있지만 대안이 필요하다?
현재 전기차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입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 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는 이차전지로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 보조 배터리,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소형 제품은 물론, 전기자동차와 전기자전거 등 교통수단에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전 세계 리튬 배터리 시장 규모는 570억달러(76조722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10년 후에는 3~4배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현재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 안전성 개선에서 한계에 부딪히며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증발 연못을 이용하거나 광석 채굴 방식 등 리튬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물 부족을 가져오고 탄소를 배출하며, 재활용을 하는 데도 배터리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필요해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대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리튬이온을 대신한 차세대 배터리 후보 3인방
따라서 전 세계에서는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하기 위한 연구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배터리의 우수성을 좌우하는 수명, 에너지 밀도, 안전성, 경제성 등과 함께 친환경적인 특성을 고려한 미래 배터리에 대한 기술 개발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배터리 후보로 3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요. 첫째는 소듐(나트륨)배터리입니다. 소듐은 원소기호 Na, 원자번호 11의 알칼리금속원소로 나트륨이라는 명칭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원료를 쉽게 얻을 수 있어 공급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구리 포일을 알루미늄 포일로 바꾸는 등 배터리에 들어가는 다른 재료를 보다 경제적인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리튬과 전기・화학적 특성이 유사해 리튬이온배터리의 공정을 공유할 수 있으며, 추출할 때도 물을 적게 사용합니다. 리튬 1톤을 추출할 때보다 682배 적은 물만 필요합니다. 인화 위험도 낮은 편입니다. 다만, 소듐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15~20%가량 낮아 충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충전 가능 횟수도 5000회 정도로 8000~1만 회까지 충전 가능한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오래 쓸 수 없습니다.
둘째는 전고체배터리입니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전고체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충전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터리 고장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 내부에 만들어지는 위험도 줄어듭니다. 구멍이 뚫리거나 구겨져도 누액이나 발화나 폭발을 차단할 수 있어 안전성도 강화됩니다. 다만 그만큼 제작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내구성이 높은 고체 전해질을 찾는 것도 여전히 과제입니다.
셋째는 리튬-황배터리입니다. 기존 전지처럼 산화전극에 리튬을 사용하지만 니켈, 망간, 코발트와 같은 희토류 광물을 환원전극에 사용하지 않고 황을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인 배터리입니다. 황은 단위 중량당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용량이 크고 가벼우며, 지구상에 풍부해 추출할 때 자원이 많이 들지도 않습니다. 천연가스 처리나 석유 정제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기 때문에 비용이나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리튬이온배터리와 유사한 구성을 가지고 있어 동일한 생산 공장에서 만들면 시설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9배나 높습니다. 현재 국내에선 리튬-황배터리로 작동하는 드론을 운영하는 등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보 중입니다. 충전성이 좋지 않아 전기차에는 사용이 어렵고, 고장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 생성된다는 단점이 있어 이 부분을 극복하는 방안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미래 배터리 시장의 주인공은?
이처럼 다양한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조달, 가격, ESG 측면 등을 두루 고려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가하고 있어 미래 배터리 시장의 주인공은 무엇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는 없으며, 배터리 기술을 다양화해 적절한 곳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의 주요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2028년까지 총 1,172억 원을 투입해 민‧관 협력을 통한 유망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올해 총 9조 원 이상의 자금을 설비와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배터리는 전자기기와 완성차, 그리고 에너지 저장 등에 적용되어 우리 삶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 더욱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성을 확보한 차세대 배터리의 개발로 배터리 시장의 안정성과 높은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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