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차전지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코발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주요 공급망인 호주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폐배터리를 재활용하여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과 순환 경제 실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글로벌 코발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단단하고 광택이 나는 코발트는 주로 자석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며, 알루미늄과 혼합하면 푸른색을 띠어 도자기, 타일의 채색에도 쓰여 왔습니다. 특히 코발트계 합금은 온도에 대한 안정성이 뛰어나며 내부식성과 내마모성이 우수해 가스 터빈과 항공기 엔진의 터빈 날개, 의료용 임플란트, 그리고 이차전지의 양극 물질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은회색을 띄고 있어 ‘하얀 석유’로도 불릴 만큼 안 쓰이는 곳이 없는 광물입니다.
또한 코발트는 2021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선정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여섯 가지 핵심 광물(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백금족 및 희토류)에 포함되면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핵심 광물’이란 경제 및 산업에 필수적이고 대체재를 찾기 어려운 광물을 의미합니다. 자원의 편재로 인해 공급 리스크를 가지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전환, 배터리 생산, 촉매 개발, 그리고 최첨단 기기의 제조에 필수적인 광물입니다.
2030년에는 코발트 수요가 2022년 대비 94% 증가한 약 30만 2천 톤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중 배터리 산업의 코발트 수요가 17만 6천 톤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코발트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코발트는 광석으로부터 직접 생산하지 않고 대부분 니켈과 구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얻어져 희소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이차전지 생산의 관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의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모여 산유국의 공급 감축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고 대체에너지의 개발 촉진을 도모하는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코발트 공급이 수요 대비 50%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코발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세계적인 공급 부족 발생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주요 코발트 보유국 중 하나인 호주
미국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에 의하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코발트 매장량은 약 830만 톤에 불과합니다. 가장 많은 코발트 매장량을 보유한 나라는 콩고민주공화국이며, 다음은 150만 톤의 매장량을 보유한 호주입니다.
세계적인 광물자원 보유국인 호주는 핵심 광물을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호주의 광업은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하는 주요 국가 산업입니다. 현재 호주에서 채굴 진행 중인 지역은 전 호주 대륙의 20%에 불가해 강력한 성장 잠재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는 ‘2023 호주 핵심 광물 전략’ 개정 보고서를 통해 코발트를 포함한 30여 개 핵심 광물 확보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핵심 광물의 주요 경제적 기능과 대체 불가성에서 나오는 공급 리스크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여러 방면에서 힘을 쏟고 있으며, 호주의 주요 코발트 관련 기업들 역시 비즈니스 기회 포착 및 글로벌 공급을 위해 코발트 확보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 중입니다.
따라서 한국-호주 간의 유동적인 협력이 활발해진다면 한국 기업에 전략적 파트너십 기회를 제공하고, 코발트의 안정적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핵심 광물 공급 안정화를 위한 대책은?
우리나라는 배터리 핵심 광물을 특정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매우 높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한국의 코발트 비축량은 단 12일분에 불과합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문을 걸어 잠그면 배터리 산업 전반에 영향이 미칠 수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고자 정부는 가격 변동성과 예산 규모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코발트 비축을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9년까지 180일분의 코발트 비축량을 확보한다는 목표입니다. 이어 지난해 10월 열린 ‘제2차 간담회’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호주를 새로운 핵심 광물 공급망으로 지정했습니다.
또한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니켈과 코발트 등의 핵심 광물을 재활용한 생산품을 재생원료로 인증하는 제도인 ‘재생원료 인증사업’의 일환으로, ‘전기차 폐배터리 재생원료 인증 시범 사업’ 추진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제품을 생산할 때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실시되는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폐배터리를 재활용하여 재생원료를 생산하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 재생원료 확산을 통한 순환경제, 탄소중립 실현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발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공급망 다양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주요 코발트 보유국인 호주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과 더불어 폐배터리 재생원료 인증사업을 통해 다각적인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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