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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입니다. 그러다 보니 국제 원자재 시장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큰 영향을 받기 쉬운데요. 그런데 최근 중국이 광물 수출 통제를 발표하면서 다시 한번 우리나라 산업에 ‘빨간불’이 들어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광물 수출 통계, 실제로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중국, 광물 수출 통제에 나선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태양광 패널이나 디스플레이부터 레이저, 야간 투시경 같은 통신·군사 장비용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희귀 광물입니다. 특히 실리콘에 비해 전력 손실이 적은 특성이 있어 전기차나 스마트그리드 등의 전력 변화를 조절하는 파워 반도체용 신재료로 주목받고 있기도 한데요. 중국의 갈륨 생산량 세계점유율은 98%, 게르마늄 역시 60% 이상으로 사실상 중국이 생산과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1일,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을 포함한 30개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갈륨과 게르마늄이 전략 물자로도 분류되므로 국가안보를 위해 합법적인 수출 통제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중국 내부적으로는 그간 미국 등 서방이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對)중국 수출을 통제해 온 것에 대해 ‘희귀 원자재 통제’로 맞서는 대응 조치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웨이젠궈 전 상무부 부부장(차간)은 중국의 제재 수단이나 종류는 아직 많고, 앞으로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제한이 계속 확장된다면 이번 광물 수출 통제 조치와 같은 대응 조치도 확대될 것이라며 광물 수출 통제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가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은?


영국 원자재 전문매체 아르거스 미디어는 미국과 유럽 시장용 갈륨 가격이 지난 7월 20일 기준 kg당 332.5달러(약 42만 원)로, 중국 수출 통제 조치가 발표되기 전인 6월 말과 비교했을 때 약 18%나 치솟았다고 밝혔습니다. 게르마늄 역시 13일을 기준으로 kg당 1390달러를 기록하며 수출 통제 발표 전보다 4% 정도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광물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불안정 우려가 커지면서, 2차전지나 재생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23년 상반기 기준 전체 갈륨 수입량의 56.3%, 게르마늄 수입량의 94.9%를 중국에서 수입했는데요. 만약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갈륨과 게르마늄을 통제하겠다고 결정하면 심각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여 핵심 광물 비축량을 늘리고 국내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채산성 등의 문제로 국내 생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갈륨과 게르마늄 생산 경험이 있는 기업이 있지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어 이미 관련 설비를 매각했습니다.

광물을 1차로 가공·제련하는 공장은 노동집약적이고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환경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설비 비용도 상당해 중국산 광물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또, 금속공학, 신소재공학, 재료공학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실제 국내 생산에 성공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대치 구도, 해결은 요원


한편 중국의 이번 광물 수출 통제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대한 미·중 갈등 때문에 등장한 조치인데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국가안보가 경제적인 이익보다 중요하며 이에 대해 타협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며, 미국의 대중국 조치는 미국이 경제적인 이점을 얻거나 중국의 경제 및 기술적 현대화를 억제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중 간 무역이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양국이 경쟁을 공정하게 지속할 때는 건강한 경제적 경쟁이 가능하며, 미국은 중국과 건강한 경제적 경쟁을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미국과 중국이 입장 차이를 좁히고 공정한 경쟁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할 때 세계 경제가 더욱 안정될 수 있겠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의 단서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또 다른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나라 정부도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특히 원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중국이 자체 비료 수급난으로 요소수 수출을 통제하면서 국내에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일어났었는데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이상 언제든 같은 일이 또다시 반복될지도 모릅니다.


반도체나 이차전지 같은 첨단 기술은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 있더라도 원자재를 공급받을 수 없다면 생산이 불가능한데요. 우리나라는 핵심 광물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특히 이차전지 양극재 소재는 2021년 기준 84~100% 중국산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재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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