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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번호 92번, 원소 기호로는 U, 상온에서 은색의 고체 금속으로 존재하는 ‘우라늄(uranium)’은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핵 원료입니다. 그런데 이 우라늄의 가격이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하는데요. 왜 지금 우라늄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요?

우라늄이란?

우라늄의 높은 가치는 결국 원자력 발전에서 나옵니다.

원자력 발전은 핵분열 반응을 이용해 물을 끓이고,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여기서 핵분열 반응이란 크고 무거운 원자핵이 외부의 강한 힘으로 인해 쪼개지는 현상인데요.

우라늄이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라늄이 자연에서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원소 중에서 원자번호가 가장 큰, 즉 가장 무거운 원소이기 때문입니다. 우라늄보다 더 원자번호가 큰 넵투늄과 플루토늄이 있지만 이들은 자연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인위적인 핵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인공원소로 분류합니다.

그렇다면 자연에서 우라늄은 얼마나 존재할까요? 우라늄은 바닷물 1㎥ 당 약 3.3mg이 녹아 있으며, 지각에도 0.00023%의 농도로 함유되어 있습니다. 은이나 주석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금속보다도 많은 양입니다. 이렇게 흔한 원소이기 때문인지 역사적으로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사용된 기록이 있는데요. 당시에는 천연 우라늄 산화물을 노란색 도자기 유약과 채색 유리용 첨가물로 사용했습니다.

우라늄이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핵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우라늄은 최근 들어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로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에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화두가 되었는데요. 특히 원자력 발전을 완전히 중단한 독일을 비롯해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의 타격이 컸습니다. 이후 프랑스 등 주요 국가는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EU 등 국제사회에서 ‘넷제로 정책’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제로(Net Zero)는 탄소중립과 같은 의미로,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이 동일해 순배출이 0이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최근 이상기후가 심각해지고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각국의 관련 정책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원자력을 이용한 발전은 석탄 발전과 비교했을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98% 감소하는 효과가 있어 주요한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의 친환경 여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됐지만 최근 몇 년간은 대체로 ‘친환경이다’라는 쪽에 무게를 싣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일례로 유럽의회에서는 EU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2022년 7월부터 원자력 발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에너지 안보와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 발전에 대한 주목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해 12월에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자력 발전을 2020년 대비 3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에 한국, 미국,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 전 세계 22개국이 동참하기로 선언하면서 향후 원자력 발전량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16년 만에 최고가 갱신한 우라늄, 공급망 리스크 우려해야

그러나 최근 우라늄 가격 역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크게 치솟고 있는데요. 2023년 12월 14일에는 우라늄정광이 최근 파운드당 82.30달러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우라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는 우라늄 현물이 당장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광산 기업과 고객사는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우라늄을 거래합니다. 즉 우라늄의 일정량은 항상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거래되며, 나머지가 단기 거래용으로 공급됩니다. 그런데 우라늄 현물이 시장에 부족해지면서 단기 거래용 공급이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이렇게 우라늄 현물이 시장에서 부족해진 데는 세계 최대 우라늄 매장국 중 하나인 니제르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해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는데요. 또, 최근 중국이 시장에서 우라늄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점 역시 우라늄 품귀현상을 유발했습니다.

중국은 니제르, 나미비아,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광산의 지분을 매입하고 저장고를 건설하는 등 우라늄 확보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데요. 중국은 현재 세계 2위 원자력 발전 국가로 원자력의 주요 원료인 우라늄을 자급자족하는 것을 목표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우라늄 확보는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서방 에너지 기업이 세계 우라늄 매장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우라늄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우라늄의 34%를 중국 및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어 향후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우라늄을 높고 벌이는 국제적인 쟁탈전 역시 심화할 텐데요. 우리나라 역시 넷제로 달성을 위해 원자력 발전량을 높이는 데 동참하기로 선언한 만큼, 앞으로 우라늄 공급망의 리스크를 줄이고 다변화를 꾀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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