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피벗’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경제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지만 정확한 뜻은 모르는 분도 많을 것 같은데요. 경제용어로서 피벗의 의미는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피벗이란?
피벗(pivot)이란 사전적으로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다’ 또는 ‘중심축’이라는 의미가 있는 영어 단어입니다. 학창 시절 수학 시간에 종종 사용하던 도구인 컴퍼스를 떠올려 보면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피벗은 캠퍼스로 원을 그릴 때 그 중심에서 지지하는 촉과 같습니다.
오늘날 피벗은 스포츠나 경제 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격한 흐름의 전환’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사업 방향성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을 흔히 ‘피벗 경영’이라고 부릅니다.
최근 경제 뉴스에서 피벗이라는 용어는 미국 기준금리를 이야기할 때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앞으로 통화정책을 어떻게 변경할 것인지에 관해 설명할 때 ‘금리 피벗’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데요. 연준의 금리 피벗은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피벗’ 전망은?
연준은 그간 미국의 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인상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준이 ‘금리 피벗’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 그동안의 금리 인상 기조에서 벗어나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연준의 금리 피벗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전문가들은 연준이 처음에는 금리 인상을 완전히 중단하는 게 아니라 브레이크를 밟듯이 서서히 늦추다가, 어느 시점에서 금리의 인상을 완전히 중단하고 차츰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즉 ① 금리 인상 속도 감소, ② 금리 동결, ③ 금리 인하의 3단계로 구성되는 것인데요.
지난 11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동결했던 만큼 현재 연준의 금리 피벗은 ‘금리 동결’이라는 두 번째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상을 진행했던 원인인 미국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가 둔화하고 있어 앞으로 금리 피벗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데요. 실제로 지난 9월 기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1%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연준의 당초 목표치인 2%보다 아직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차례 금리 인상이 더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향후 기준금리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인 FOMC 점도표에 따르면 2024년 6월 이후 50bp의 금리 인하가 예고되어 있는데요. 즉 실제 금리 인하의 시점이 내년 하반기부터로 짐작되는 만큼 아직은 첫 번째 단계인 ‘금리 인상 속도 감소’의 단계에 머무르는 중이라는 의견입니다.
왜 ‘금리 피벗’에 주목해야 할까?
연준의 금리 피벗은 경제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전 세계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지대하기 때문인데요. 만약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한다면 이는 국내외 막론하고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실물 자산인 금이나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달러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원화의 가치는 높아지기 때문에 수출 기업은 더욱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반드시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을 불러오는 건 아닙니다. 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은 곧 경제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는데요. 미국 경제가 침체하면 한국 수출 기업의 성과가 저조해질 수 있고, 한국 경제 역시 함께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으며, 그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불황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금리가 충분히 낮아진 후, 인하 속도가 늦춰지기 시작하면 미국 경제가 다시 호황기로 점차 전환하며 우리나라 역시 그 영향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주가도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경제는 다양한 변수로 인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제지표의 의미에 대해 미리 알고 있다면 어느 정도 경제의 흐름을 짐작하는 게 가능해지는데요. 특히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피벗’을 볼 줄 안다면 미래를 대비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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